로마 가톨릭 교황으로 38년 만에 일본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흘간의 방일 일정을 마치고 26일 귀로에 올랐다.
교황은 이날 아침 예수회 사제 등과 개인 미사를 본 뒤 도쿄 예수회 SJ하우스 수도원을 둘러봤다. 이어 예수회가 설립한 학교인 도쿄 조치대를 방문하는 것으로 마지막 방일 일정을 소화한 뒤 하네다 공항에서 귀로에 올랐다.
예수회는 일본에 기독교를 전파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등이 창설한 수도회여서 일본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란치스코 현 교황도 예수회 출신으로 로마 가톨릭의 첫 수장이 됐다.
NHK에 따르면 교황은 조치대에서 700여명의 학생을 상대로 한 강론을 통해 일본의 특징을 “효율성과 질서”로 규정한 뒤 “한층 더 인간답고 배려가 있는, 자비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열정을 느꼈다”고 이번 방일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 대한 당부의 말로 “아무리 복잡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행동이 공정하고 인간적이며, 정직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 약자를 보호하는 사람이 돼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과 행동에 거짓이나 기만이 적지 않은 지금 시대에 특히 필요한 성실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강론을 마친 뒤 학생들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 23일 태국을 거쳐 일본 땅을 밟은 교황은 24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원자폭탄 피폭지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를 차례로 방문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실현하자고 호소했다. 또 방일 사흘째인 25일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연결된 동일본대지진의 이재민들을 만나 위로하고 도쿄돔에서 5만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미사를 집전했다. 이어 나루히토 일왕을 예방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만났다. 교황은 일본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핵무기 폐기,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사형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신혜인턴기자 happysh04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