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병원·식당에 지상 내주고 강의실 지하로... 대학등록금 동결이 부른 웃픈 현실

대학들 재정난 때문에 수익사업

세종대 AI 교육 내세운 건물에

학생 위한 공간은 15% 그쳐 불만

세종대의 대양AI센터/사진제공=세종대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을 내세워 지은 서울의 한 사립대학 건물에 정작 강의실은 지하에 배치하고 지상에는 병원·게스트하우스 등 상업시설을 입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10여년째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일선 대학들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문을 연 세종대의 대양AI센터를 두고 학내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다. 정보보호학과·지능기전공학부·소프트웨어학과·컴퓨터공학과 등 개별 학생회들은 최근 대자보를 통해 “학교는 대양AI센터를 설립하면서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학생들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했다”면서 “(이와 달리) 센터 내 학생들을 위한 공간은 약 15%에 불과해 합당한 공간 배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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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AI센터는 3월 문을 연 지하 5층·지상 12층의 신축 건물이다. 컴퓨터공학과·소프트웨어학과·정보보호학과·데이터사이언스학과·지능기전공학부·창의소프트학부 등 소프트웨어융합대 학생들이 주로 사용한다. 세종대는 2015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SW중심대학사업에 선정된 후 SW·AI 관련 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건물이 교육시설보다 상업시설에 가깝게 운영되면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실습실·강의실은 창문 하나 없는 지하에 위치한 반면 병원·레스토랑·게스트하우스 등이 지상에 위치하면서다. 교수 연구실 등은 지상에 공간을 배정해놓았지만 아직 상당수는 입주가 안 됐다.

총학생회에서 활동했다는 학생 A씨는 “SW 전공의 특성상 노트북 쓸 일이 많은데 이를 위한 편의공간조차 없다”며 “문제 제기도 했지만 학교는 등록금만으로 운영하기 힘들고 수익원을 창출해야 해 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병원 입주로 외부인 출입이 잦아지는 것도 학생들의 불만사항이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병원 등이 입주하면서 용도변경을 신청한 상황으로 위법 소지는 없다”며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기존에 학교에서 기숙사를 염두에 뒀으나 지역 주민들이 반대해 학회차 외부에서 방문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게스트하우스로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등록금 동결에 따른 과도한 수익화는 사실 세종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사립대학의 한 교직원은 “대학이 등록금 동결로 어렵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학교가 교육이 최우선 목적이라는 점을 잊은 채 수익화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세종대 측은 “대학 내 관계 부서에 문의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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