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하 추위 속 20살 환자 도운 50대 의인

호남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트럭 사고 현장(송영훈 씨 제공) / 연합뉴스호남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트럭 사고 현장(송영훈 씨 제공) / 연합뉴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 트럭을 보고 달려가 영하의 추위 속에 다친 환자에게 외투를 벗어주고 2차 사고를 막은 50대 의인이 탄생했다.

지난 5일 오후 10시 14분께 전남 장성군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장성분기점 인근에서 A(28)씨가 몰던 3.5t 트럭이 앞서가던 8.5t 트럭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5t 트럭 앞부분이 찌그러지고 옆 유리가 깨져 A씨가 다친 채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A씨는 갓길에 비상등을 켠 채 “도와달라”고 외치며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다가온 이는 도로를 지나던 안현걸(52) 씨였다.

인근 도로를 지나던 안현걸 씨는 도로에 파편이 많이 떨어져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비상등을 켜고 서행하다가 갓길에 비상등을 켜고 서 있던 트럭에서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트럭에서 물건이 떨어진 줄로만 알았던 안씨는 찌그러진 차 안에 사람이 끼어 있는 모습을 보고 갓길에 차를 세우고 달려갔다.


안씨는 추위에 떨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그를 돕기 위해 외투를 벗어 덮어준 뒤 수시로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주변 차들에 수신호를 했다. 이어 A씨에게서 소방관들이 출동 중이라는 말을 듣고는 자신의 트럭에 실려 있던 플라스틱 보양재를 가져와 깨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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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은 신고 1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A씨를 구조했다. A씨는 다리 골절이 의심되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날씨가 추우니까 그분이 많이 떨고 계셨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구조대가 올 때까지 바람을 막고 손만 잡아줬다”며 “나도 언제 어떤 어려움에 처할지 모르는데 당연히 도와드릴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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