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중고차 수출' 사상최대 실적 쓴 인천항

최대 수요처 중동 경기 안정에

올 31% 늘어 41만대 돌파 전망

국내 수출 메카로 자리매김

내년 송도 중고차단지 폐쇄 앞둬

수출지원·환경 개선 목소리도

올해 인천항을 통해 수출되는 중고자동차 대수가 사상 최대인 41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용 중고자동차들이 내항 4부두 야적장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올해 인천항을 통해 수출되는 중고자동차 대수가 사상 최대인 41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용 중고자동차들이 내항 4부두 야적장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항이 국내 최고의 중고자동차 수출 전문항만으로서 확실한 위치를 다지고 있다.

9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까지 인천항을 통해 중동 등 외국으로 수출된 중고자동차 대수는 29만 9,356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31.3%가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인천항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는 중고 자동차 물량은 사상 최고인 41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만 6,484대 보다 무려 31.39%가 늘어난 규모다.

인천항을 통한 중고자동차 수출은 5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국 중고자동차 실적을 주도하고 있다. 인천항을 통해 나간 중고자동차 수출물량을 보면 지난 2015년 18만 7,168대에서 2016년 19만 7,782대로 5.67% 증가했다. 2017년에도 25만 1,606대로 무려 27.21%가 늘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31만 6,484대를 돌파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5.7%나 증가했다. 이 같은 수출물량은 전국 중고자동차 수출물량인 35만 9,804대의 88%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실상 인천항이 우리나라 중고자동차 수출에 메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인천항의 중고자동차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주요 중고차 수출국인 요르단 등 중동 지역 경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을 고려한 판매전략을 수립, 집중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는 게 IPA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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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IPA 물류전략실장은 “올해 인천항의 중고자동차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내전으로 인해 수입 중고차 연식 제한이 없어진 리비아에서 주변 제3국으로 재수출이 활성화 돼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화 대비 리비아 통화인 디나르 화폐가치가 평가 절상돼 현지 중고차 업계의 구매수요가 증가한 것도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물량이 늘어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올해 들어 지난 3분까지 중고차 수출 1위 지역인 리비아로 팔려 나간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만 1,328대가 늘었다. 뒤를 이어 2위는 요르단, 3위 가나 순이다. 여기에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예멘 등의 주요 국가 수출 대수도 같은 기간 5,000대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고차 수출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음에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차량 부지와 접근성 등의 수출지원 여건을 등한시 해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항 주변에는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단지(42만 2,400㎡)와 서구 오류동 일대 경인항 SM 상선 경인 터미널(7만 2,600㎡) 등 2곳에 중고자동차 수출단지가 들어서 있다. 송도유원지 단지에는 약 1,000여개의 소규모 수출업체가 입주해있는 등 포화 상태로, 최근에는 중고차 수출 물량이 급증하면서 송도 유원지 일대 교통 체증과 접촉사고가 빈번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또 경인항에는 약 70여개 중고차수출 업체가 입주해 있으나 바이어의 접근성 미비, 주변 편의 시설이 부족해 인천항보다 지리적 여건이 불리한 실정이다. 그나마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인천 남항 인근에 39만 6,000㎡ 규모의 중고자동차 수출단지를 만들기로 하고 최근에서야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협의체’를 발족했다. 지역 항만업계 관계자는 “내년 7월 송도유원지 중고차단지 폐쇄에 대비해 군산·평택 등 다른 항만에 인천의 중고차 수출물량을 빼앗기지 않도록 서둘러 개선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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