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文정부 교육정책 C학점…정시 확대는 총선용”

하윤수 교총 회장 기자 간담

"대통령 한마디에 방향 바뀌어

정시확대는 고교학점제와 상충

국민에 매 맞더라도 설득해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지난 9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권욱기자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지난 9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권욱기자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C학점’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대학입학시험 정시 확대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회장은 10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는 학점으로 ‘C 제로’쯤 된다”며 “잘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 올해 2학기에 처음 시행된 고교 무상교육은 섣부른 정책이며 기초학력이 미진한 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체계도 부족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 회장은 “고교 무상교육에 앞서 시설이 낙후된 학교에 대한 지원이 먼저 이뤄져야 했다”고 주장하며 “기초학력 보장과 관련해서는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교총 회장 직선제 도입 이후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하 회장은 지난 6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40%까지 정시 비중을 늘리기로 한 대입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중영합주의에 기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회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정시가 확대된 것은 과정과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대입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인데 대통령 한마디에 방향과 일관성이 상실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국민 여론을 좇아 성급하게 정시 확대를 한 것이 오판이라는 설명이다. 하 회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에 따를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매를 맞더라도 제대로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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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가 확대되면 지방 학생들이 대입에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경북 교총 회장 류세기 안동 경안여자중학교 교장은 “대도시 학생들은 정시 확대가 좋겠지만 사교육이 열악한 지방은 상황이 다르다”며 “결과적으로 내년 고1·고2·고3의 대입 정책이 다 달라져 학교가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정시 확대 흐름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던 고교학점제와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인 조영종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은 “수능을 잘 봐야 하는 학생들이 고교학점제로 자기가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리가 없다”며 “정시 확대로 고교학점제는 시작도 안 하고 포기한 정책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총은 현재 국회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논의되고 있는 만 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 회장은 “정치 및 선거에 무관심한 학생들이 선거운동 및 정치활동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며 “선거연령 하향에 따른 교육적 문제 발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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