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시그널] '1세대 명가' KTB PE, 투자 재개… 성원산업 인수 마무리

2016년 송상현 대표 체제 이후 기존 투자기업 매각에 힘써

장기간 공백 뚫고 M&A 시장에 다시 등장해

블라인드 펀드 조성 발판 삼아 '명가' 위상 재건 할까

송상현 KTB프라이빗에쿼티 대표.송상현 KTB프라이빗에쿼티 대표.



과거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 거래를 주도했던 ‘1세대’인 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화장품 플라스틱용기 제조업체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투자처를 정해놓지 않고 기관투자가들에게 투자금을 모아놓는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는 만큼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독립계 연포장제 제조업체인 에스원피앤피는 전략적투자자(SI) 등과 손잡고 최근 성원산업의 지분 100%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원피앤피는 연초 KTB 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250억원 규모의 투자에 참여했던 기업이다. 성원산업은 유니레버·존슨앤드존슨·아모레퍼시픽 등 글로벌 제약·생활용품 제조사가 출시하는 제품의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인수가격은 100억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TB PE가 M&A 시장에 등장한 것은 꽤 오랜만이다. KTB PE는 과거 지난 2005년 KTB투자증권의 PE본부로 활동을 시작한 1세대 사모펀드다. 2007년 결성했던 ‘KTB2007사모투자전문회사’는 규모가 4,600억원으로 당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사모펀드였다. 2007년 보고펀드와 손잡은 뒤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동부그룹이 쥐고 있던 LG실트론(현 SK실트론) 지분 49%를 7,078억원에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전진중공업과 동부익스프레스·화승 등의 인수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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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LG실트론 투자 실패와 함께 휘청이기 시작했고 2016년 현 송상현 대표 체제로 ‘선장’이 바뀌면서 과거 투자했던 기업들을 매각하는 데 힘써왔다. 미국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송 대표는 2001년부터 도이치증권·리먼브러더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의 일본 법인에서 M&A 관련 경력을 쌓았다. 2011년까지 홍콩계 PE 유니타스캐피탈의 한국 대표를 지내면서 바이더웨이를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920억원에 사들인 전진중공업을 지난해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2,563억원에 되파는 등 기존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정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김형달 부회장을 영입해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위한 기반을 닦는 상황이다.

KTB PE가 장기간의 공백을 뚫고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블라인드 펀드 조성과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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