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네 마녀날'에 외국인 2.1조 폭풍매수...역대 최대 규모 '사자'

[코스피 1.51% 상승 2,137 마감]

美, 15일 對中관세 연기 전망 속

외국인 현·선물 대거 순매수

기관도 현물 3,400억 사들여

"시장 향방 따라 외인 수급 봐야"




선물·옵션 만기일이 동시에 찾아오는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에 국내 증시가 급등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철회 가능성,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등이 ‘배경’으로 깔린 가운데 외국인이 ‘역대급’ 매수세를 가동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선·현물시장에서 총 2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폭풍 매수’를 보이며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외국인의 매수를 놓고 앞으로 연말 증시에 지속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순매도한 물량에 대한 반짝 매수에 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31.73포인트) 상승한 2,137.3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1.24%(7.81포인트) 오른 636.94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단연 눈에 띈 것은 외국인의 매수세다. 이날 현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5,553억원을 나타내며 지난 1월25일 이후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는 1조6,22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순매수는 상당히 이례적일뿐더러 이날 순매수 규모는 무려 2조1,897억원에 달해 2012년 8월9일(2조1,834억원)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관투자가는 선물시장에서는 1조2,393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현물 주식시장에서 3,473억원을 순매수했다.


통상적으로 선물·옵션 만기일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한 차익잔액을 청산하기 위해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한꺼번에 나타나 주가가 급등락한다. 12월에는 연말 배당수익률을 겨냥한 매수차익거래가 종종 나타난다. 그러나 이날 수급 요인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12·3월물 스프레드(가격 차이) 매도였다. 코스피200 선물 12·3월물은 12월 들어 -3포인트대에서 -2.5포인트대까지 상승하며 유독 고평가된 모습을 보였다. 이 경우 투자자는 차익을 남기기 위해 스프레드를 팔아치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내년 코스피200 선물 3월물을 청산하고 반대로 12월물을 사들이게 된다. 그 결과 선물 가격이 높아지면서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 차익을 남기려는 프로그램매매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 12·3월물 스프레드를 계속 팔아치우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그 반대급부로 12월물에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가 들어왔다”며 “그 과정에서 베이시스(선물가와 현물가의 차이)가 고평가되면서 금융투자회사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나타나고 현물(코스피) 쪽으로 자금이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아울러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점, 그리고 미국이 15일 중국의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재료’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반등 기대가 나오면서 우리나라와 대만 유가증권시장이 동시에 1%대의 상승률을 보였다”며 “FOMC의 금리동결, 중국 관세 철회 가능성 등까지 맞물리면서 증시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배당락 기준일인 오는 27일을 기점으로 수급이 나빠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통상 12월 만기일 이후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매매가 대거 들어왔다가 배당락 이후 다시 빠지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의 상황에 따라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를 들고 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김용구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는 물량 소화과정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향후 시장 이벤트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며 “11월 외국인 매도 랠리로 홍역을 치른 이후 물줄기가 달라질 수 있는 ‘테스트’ 과정에 들어온 셈”이라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