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黃의 복심’ 구현모, ‘전문 관료’ 노준형 등 두각

김태호·최두환 ‘풍부한 경험’ 평가

낙하산 논란·검찰 수사 등 약점 변수

“ICT 환경 급변 헤쳐갈 비전 중요”

KT 전현직 출신이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9명에 대거 포함됨에 따라 선후배 간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현직 중에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데, 김태호 전 IT기획실장이나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장 등 KT 외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올드보이(OB) 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주인 없는 기업’으로 정권의 외풍에 시달려온 KT의 흑역사를 고려할 때 전문성에 현 정권과의 친분까지 갖춘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KT 이사회가 12일 공개한 차기 CEO 후보 9명은 크게 KT 현직과 전직, 관료 출신으로 나눌 수 있다. KT 현직 인사 중에서는 구 사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전략업무부터 비서실, 경영지원총괄을 거쳐 미디어와 영업망까지 KT의 여러 기능을 두루 섭렵하며 사실상 예비 CEO 코스를 모두 밟았다. 급변하는 통신·미디어 환경에서 현재 KT 조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로도 꼽힌다. 다만 현 KT 체제의 가장 큰 덕을 본 인물 중 하나로 황창규 회장의 후계자라는 이미지가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황 회장이 2014년 경영고문 위촉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며 그 여파가 구 사장에게까지 닿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차기 회장으로서 운신의 폭에 제약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현직인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은 최근 탁월한 경영실적을 거둔데다 내부 직원들의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장급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기는 다소 밀린다는 분석이 있다.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은 미래 먹거리가 될 핵심기술 역량 확보에 주력한 공로가 크지만 KT 전사 조직을 이끌기에는 관리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T OB 출신들도 쟁쟁하다.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작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성도 겸비한 인물로 꼽힌다. 박원순 서울시장 산하 기관장을 지낸 만큼 현 정권 코드에도 부합하는 면이 최대 강점이다. 다만 그 역시 교통공사 사장 시절 채용비리 의혹이 발목을 잡고 있다. 감사원으로부터 해임 권고까지 받은데다 야당이 검찰에 고발하며 추후 경영 안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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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서 종합기술원장을 지낸 최두환 전 포스코 ICT 사장은 올해 초까지 경영 현장에 자리했고 KT 시절에는 ICT 융합 서비스 개발에 오랜 시간 몸담은 전문가여서 KT CEO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헌문 전 KT 매스 총괄은 KT 내 ‘영업통’으로 꼽히고 KT 내 그를 추종하는 후배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요 경력이 영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보스’로서는 적합할 수 있어도 융·복합시대 KT의 비전을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표현명 전 KT렌탈 사장은 KT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을 비롯해 고객·마케팅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롯데렌탈 사장으로서도 우수한 실적을 거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노 전 장관은 공개된 인사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이지만, 무게감은 다른 KT 전현직 출신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참여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그는 전파방송관리국장, 정보통신정책국장 등을 거친 정책 전문가로서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과학기술대 총장도 지냈다. 다만 현업에서 물러난 지 상당 시간이 흘렀고, 정권과 친분이 두텁다는 경쟁력은 반대로 ‘낙하산’ 논란을 부를 수 있어 ‘양날의 칼’이라는 평가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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