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선거제 게리맨더링' 국민이 용납하겠나

여당과 군소정당들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12일 ‘4+1’ 협의체에서 치열하게 줄다리기를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1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수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막판까지 협상을 벌이며 진통을 겪었다. 예산 나눠 먹기 담합을 한 데 이어 의석 나눠 먹기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4+1’ 정당들은 협상에서 자당 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늘리는 데만 혈안이 돼 선거제도의 유불리에 극도로 신경을 썼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제시했던 정당득표율과 의석점유율 간 불일치 축소, 지역주의정당 극복 등의 명분은 온데간데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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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4+1 정당들은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으로 조정하기로 의견 접근을 봤다. 당초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의석을 현재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현재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지역구 급감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과 호남 기반 정당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조정된 것이다. 또 민주당은 비례대표 50석 중 25석은 연동형으로 적용하고 25석은 현재와 같이 정당득표율로 배정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정의당 등은 “연동형 효과가 거의 없어진다”며 반발했다. 정당득표율이 3% 미만인 정당은 비례대표를 배분받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 비율을 5%로 높이자고 했으나 군소정당들은 3% 기준 유지를 고집했다. 지역구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후보자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뽑는 ‘석패율제’를 두고도 민주당은 권역별로, 정의당은 전국 단위로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사공이 많다 보니 협상 결과는 누더기 선거제도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자의적 선거구 획정을 ‘게리맨더링’이라고 비판하는 점을 들어 일부에서는 ‘선거제 게리맨더링’이라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4+1 정당들이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정치개혁 명분을 내팽개치고 제 밥그릇만 챙기기 위한 게임의 룰을 만들면 국민들의 질타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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