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7개 계열사 대표 전원에 대해 연임을 결정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변화보다는 조직안정에 방점을 찍고 그룹 시너지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아 계열사와의 교류를 강화해 ‘원펌 KB’ 체제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일 계열사 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열고 KB손해보험 등 7개 계열사 대표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추위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에 대해 전원 연임을 결정했다. 이달 중 해당 계열사의 대추위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다. 재선정된 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이 가운데 양종희 대표가 3연임 도전에 성공하며 KB금융의 연임 관례를 깼다.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는 통상 2년 임기 이후 첫 1연임은 허용되는데 3연임이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다. 양종희 대표는 출혈경쟁이 심한 손보시장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낸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유계약 관리 강화 등으로 내부 지표와 체질도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다. 허정수 대표의 연임도 이뤄지면서 손보와 생보 시장에서 KB금융의 입지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KB그룹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철 사장은 카드 수수료 인하 등 각종 규제 강화로 어려워지는 여신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온데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이 사장의 진두지휘하에 캄보디아 진출 10개월 만에 흑자를 냈고 1,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현지 여신전문사를 인수했다.
KB금융은 기존 체제 유지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원펌KB 전략에 따라 지주사 보직을 겸직 중인 기존 계열사 대표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원펌KB는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계열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중장기 경영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주사의 보직을 겸직하는 조직체계다. 양종희 대표는 지주 보험 부문장을, 이동철 대표는 지주 개인고객부문장을 맡고 있다.
대추위는 “재임 기간 중 경영 성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 추진력, 조직관리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대표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살펴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