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벌여온 홍콩 시위대가 이번에는 중국 보따리상과 쇼핑객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철폐와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시위가 생활경제 영역으로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 100명이 홍콩 셩슈이 지역의 ‘랜드마크노스 ’ 쇼핑몰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홍콩에서 산 면세품을 중국 본토에 되파는 중국 보따리상과 쇼핑객들을 겨냥해 “중국 본토로 돌아가라” “본토를 사랑하면 중국에서 쇼핑하라”고 외쳤다. 시위대는 보따리상의 무역으로 상점 임대료와 물가가 오를 뿐 아니라 인구 과밀화와 식료품 및 생활필수품 부족으로 자신들의 생활 수준이 나빠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후3시부터 모인 시위대는 점차 규모를 늘리며 쇼핑몰 전체를 행진했다. 이 때문에 일부 손님들이 남아 있는데도 90%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고 SCMP는 전했다. 오후4시께 쇼핑몰로 진입한 경찰 수십 명은 시위대를 향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해산에 나섰으며 최소 15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면을 쓴 폭동자들이 소란을 피웠다”며 쇼핑몰로 진입해 시위대를 진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SCMP는 홍콩 시위가 6개월가량 이어지는 동안 경찰에 지급된 식대와 각종 수당이 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민사복무국은 최근 입법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6~11월 경찰에 지급된 식대와 기타수당이 2억3,500만홍콩달러(약 350억2,400만원)라고 밝혔다. 얼마 전 발표된 같은 기간 경찰의 시간외수당 9억5,000만홍콩달러(약 1,416억원)는 포함되지 않은 액수다. SCMP는 “이중 어느 정도가 시위 대응과 관련돼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당국이 상세한 명세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야당이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