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디지털세 소나기는 피하자" IT공룡 '자진 납세' 움직임

아마존재팬 작년 법인세 150억엔

납부규모 4년 전 10배 이상 늘어

구글·페북 등도 정책 변화 예고

미국의 정보기술(IT) 대형 기업들이 일본에서 법인세 납부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세 등 미국 IT 기업들을 목표로 한 각국 정부의 과세 움직임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일본법인인 아마존재팬이 지난해 150억엔(1,59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재팬은 정보공개 의무가 적은 합동회사로 전환해 정확한 납세액 추이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합동회사로 전환하기 전 유일하게 실적이 공개된 지난 2014년 법인세 규모가 11억엔인 점을 감안하면 4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2014년 79억달러를 기록한 아마존의 일본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138억달러로 70% 증가했다. 신문은 아마존재팬의 법인세 규모가 일본 편의점 기업인 로손(143억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아마존의 납세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일본 내 판매액을 일본법인인 아마존재팬의 매출에 계상하기로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일본 내 판매로 발생하는 매출을 미국법인의 실적으로 처리해 일본법인의 수익을 낮춰 세금이 적게 나오도록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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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일본에서 세금을 더 내기로 한 것은 IT 기업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디지털세 과세 논의를 먼저 수용해 각국 정부의 반발을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상장기업의 실적 대비 납세비율 평균은 28%에 달하지만 미국 IT 기업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올 4월부터 주력인 광고사업에서 일본 내 광고는 일본법인이 직접 계약을 맺도록 했다. 이전에는 일본 내 광고는 싱가포르법인에서 체결해 일본 이외 수익으로 잡혔다.

페이스북도 일본 등 미국 이외의 매출을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법인에 계상하던 것을 2017년 12월 미국 본사가 “앞으로는 각국에 납세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며 세금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아마존은 9월 영국에서 납세 규모를 자진해서 공표하기도 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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