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춥지 않고 눈도 적은 겨울이 이어지면서 골프복과 골프용품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 한때 국민 겨울 스포츠로 군림했던 스키는 위세가 완전히 꺾였다. 일 평균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이상고온 현상이 겨울 패션과 스포츠, 레저 등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12일 이마트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달 9일까지 골프용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4%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골프 모자 86.6%, 골프 클럽 44.3%, 골프 장갑 21.4% 순으로 판매가 늘었다. 이외에도 브랜드 골프웨어, 골프공 매출은 각각 16%, 8% 넘게 증가했다. 김수인 이마트 골프 바이어는 “지난해 겨울에 이어 올 겨울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에 움직이는 골퍼들의 소비 심리가 예전보다 한두 달 일찍 올라오고 있다”면서 “다양한 신규 골프 클럽을 출시하고 봄맞이 정기 골프대전 행사는 기존 3월 중순에서 2월 말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 지역의 일 평균기온은 영상 1.4도로 지난해(영하 1.2도)보다 2.6도 높다. 같은 기간 평균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일수는 24일에서 15일로 줄었다.
백화점에서도 골프 관련 제품의 매출신장세가 돋보였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부터 이달 9일까지 골프용품은 26% 넘는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에서도 골프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골프웨어가 패션 장르 중 유일한 신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골프웨어의 매출은 54.7% 급증했다.
반면 스키장을 찾는 발길은 뚝 끊겼다. 리조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지난달 31일까지 강원도 용평리조트의 리프트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00장 이상 감소한 9만1,807개로 나타났다.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의 시즌권 판매량도 전년 대비 94%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스키복을 포함한 아웃도어 부문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이달 9일까지 롯데백화점에서 해당 카테고리의 매출은 1.8%, 현대백화점에서는 3% 줄었다. 이마트에서는 롱패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감소하며 골프웨어와 희비가 엇갈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6~7년 전까지만해도 스키복 업체들이 많았는데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스키복 업체 자체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