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나운서 임택근이 향년 89세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따로 유언은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지난해 10월부터 투병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주는 아들 임재범이다. 손지창과 그의 부인인 오연수도 함께 빈소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고인은 서울 종로 출생으로 연희대학교 1학년이던 1951년 중앙방송국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이후 1964년 MBC로 이직해 1969년 아침 프로그램 ‘임택근 모닝쇼’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TV 프로그램 명칭에 MC 이름이 들어간 첫 사례였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1971년에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MBC로 복귀해 사장 직무대행까지 지냈다. 퇴사 후에는 개인사업을 시도했으며 1990년에는 KBS ‘노래는 사랑을 싣고’로 20년 만에 진행자 석에 섰다. 2008년에는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오랜 기간 휠체어 신세를 졌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다소 복잡한 가족사도 함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임택근의 아들은 임재범과 손지창이다. 고인은 가수 임재범을 두 번째 부인에게서, 배우 손지창을 세 번째 부인에게서 얻었다. 임재범은 2011년 KBS 2TV 토크쇼 ‘승승장구’에서 아버지 임택근과 이복동생인 탤런트 손지창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아버지와 왕래를 하지 않지만 “이제는 찾아뵐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세 부자(父子)는 연이 끊어진 채 살다가 가족사가 공개된 뒤 잠시 교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고인은 전 주한 미국 대사인 성 김(한국명 김성용)의 외삼촌이기도 하다. 성 김의 아버지이자 전 중앙정보부 요원인 김기완은 임택근의 자형이 된다. 그의 동생 임양근도 1967년 동양방송 아나운서 4기로 1970년대 형과 같이 아나운서로 활동한 적이 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강남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이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조문할 수 있다. 발인은 14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용인 천주교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