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BS 캐릭터 ‘펭수’를 아무 관련 없는 일반인이 잽싸게 출원해 논란이 된 이른바 ‘가로채기 상표 출원’에 대해 특허청이 심사 강화를 통해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본지 1월8일자 18면 참조
13일 특허청은 특허청은 상표 출원 심사를 강화해 가로채기 출원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펭수처럼 사회적 이슈가 된 캐릭터, 용어, 상품은 빅데이터를 통해 특허청이 먼저 인지, 등록 심사 이전에도 원천상표를 정하는 식의 심사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 유행어, 신조어, 약어 등 특정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기 곤란한 상표에도 심사지침을 마련해 가로채기 출원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개인 사업자나 소상공인이 사용하는 상표의 경우 ‘가로채기 출원’에 속수무책인 만큼 사업구상 단계부터 미리 상표를 출원하도록 홍보를 강화키로 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특허청 대책이 뒷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남성 아이돌그룹인 동방신기는 지난 2005년 상표 사용자와 무관한 일반인이 ‘동방신기’란 상표를 출원하면서 펭수와 같은 ‘가로채기 출원’이 논란이 됐다. 2009년에는 여성 아이돌 ‘2NE1’이, 2011년에는 ‘소녀시대’도 일반인의 가로채기 출원으로 피해를 볼 뻔 했다. 같은 해 유명 캐릭터인 ‘뽀로로’, MBC 방송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만든 ‘토토가’, 개그맨 이경규씨가 개발한 ‘꼬꼬면’도 일반인이 상표 출원을 시도한 적이 있다. 이 같은 가로채기 상표 출원을 특허청이 거절해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문제는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경우 유명세를 타지 못해 피해를 입을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서는 먼저 출원한 상표를 등록한다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상표법상 이미 저명한 타인의 명칭이거나, 대다수가 알고 있는 주지상표, 저명상표일 경우에는 등록을 거절할 수 있다. 수요자를 기만하거나 목적이 부정한 출원도 거절된다. 하지만 개인 사업자나 소상공인이 사용하는 상표의 경우 유명세로 보호받기 쉽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펭수 사례처럼 유명 유튜버인 보겸TV의 상표 출원을 일반인이 먼저 시도한 사례가 있어 ‘가로채기 상표 출원’의 심각성은 점점 더 더 부각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