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잡플래닛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신규채용이나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기업이 제출한 21만1,900여건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그룹사 소속 근로자의 기본급 평균은 4,458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들이 몰려있다는 외국계 기업은 평균 4,090만원이었다.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는 3,422만원으로 집계돼 대기업·외국계보다 1,000만원 이상 낮았다. 그러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유망 벤처·스타트업들은 기본급 기준 평균 4,857만원을 약속해 오히려 대기업이나 외국계보다 연봉 수준이 높았다.
특히 인력 풀(Pool)이 좁은 개발 직군에서도 귀한 몸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야 전문가들은 이직 조건으로 연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부르고 있다. 여기에 스톡옵션이나 고정 상여금까지 더해줘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통설.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된 일부 벤처, 스타트업은 대기업 그룹사에 준하는 연봉 테이블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상위 벤처기업 가운데10년차 통신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개발자)를 연봉 1억3,250만원, 6년차 웹 개발자에 연봉 7,200만원을 약속한 사례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 기업은 설립 초기에는 개발 직군을 중심으로 서비스 론칭을 뒷받침할 엔지니어를 다수 뽑지만, 사세가 커진 이후에는 인사·마케터·영업 직군에서도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고액 연봉을 제시할 여력이 되는 일부 스타트업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 구동,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인력을 이미 갖춘 상황”이라며 “때문에 개발자 채용랠리 이후에는 성장세에 힘을 보태기 위한 일반 경영 직무에서 사람을 뽑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격차는 신입사원일 때는 연 85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연차가 높아지면서 더욱 그 차이가 벌어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신입사원일 경우 중소기업은 평균 2,815만원으로 대기업 평균인 3,638만원보다 823만원이 작다. 경력이 쌓인 7년차의 경우 중소기업은 평균 3,953만원으로 평균 4,846만원을 받는 대기업 사원보다 893만원 덜 받는다. 여기에 통신비 할인이나 콘도 이용권 등 현금성 복지혜택까지 더해지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