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해 청와대 전현직 핵심 참모들을 ‘무더기 기소’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역시 “이번 기소가 어떤 성격의 기소인지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검찰이 왜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들이 그렇게 검찰개혁을 하자고 하는데 그 취지를 아직도 모르고 있다. 그런 비판을 받고도 깨우치지 못하는 게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 위원은 “법정에서 사실관계가 가려지면 관련된 검사들은 전부 옷을 벗고 나가야 한다”며 “조만간 특위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검찰을 강력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 1980년대의 날조된 ‘조직사건 기소’를 보는 듯하다”며 “윤석열 정치검찰의 전격 기소를 너무 자주 본 탓에 더 놀랍지도 않다. 정치검찰의 무한폭주가 일상처럼 돼버린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구체적 입장을 내놓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이번 기소가 사실상 ‘정치적 성격’에 가깝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페이스북 글에서 “기자 시절 ‘프레임을 먼저 만들고 케이스를 찾는 게 맞나’하는 회의가 생겼다”며 “조국 수사, 임종석 소환, 검찰의 수사를 보며 제 기자 시절 고민이 떠올랐다. 제 눈앞에는 검찰의 프레임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하정연·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