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캐릭터빵’ 열풍을 일으켰던 SPC 삼립이 흥행 보증수표 펭수와 협업한 ‘펭수빵’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1999년 ‘국진이빵’과 2000년 ‘핑클빵’ 출시 이후 20년 가까이 끊긴 캐릭터빵 히트작 명맥을 다시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SPC는 EBS와 펭수 캐릭터 사용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SPC 관계자는 “SPC 삼립에서 빵 패키징에 펭수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캐릭터빵 명가 SPC, 펭수로 부활하나=국제통화기금(IMF) 시절에도 월 평균 40억원의 매출을 일으켰던 국진이빵은 SPC 삼립이 내놓은 캐릭터빵의 시초다. 도산 직전이었던 삼립식품을 살려낸 국진이빵에 이어 핑클빵까지 대박을 친 캐릭터빵은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빵 산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후에도 SPC에 인수된 샤니가 2000년대 초반 내놓은 포켓몬빵 역시 메가 히트작 대열에 합류했다. 그 이후 디지몬빵, 원피스빵, 톰과제리빵 등 캐릭터를 활용한 빵을 지속적으로 선보였으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진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10대부터 40대까지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펭수가 빵으로 출시된다면 20년 만에 대박 캐릭터 빵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1990~2000년대 학창 시절 스티커를 사모으던 ‘레트로’ 감성을 자극 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양산 빵 1인자 SPC의 끝없는 도전=양산빵 업계의 독보적인 1인자인 SPC는 캐릭터빵 출시는 물론 새로 론칭한 미각제빵소를 통해 양산빵 사업의 프리미엄화 등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에 밀려 양산빵 시장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과감한 변화를 통해 소비자를 다시 끌어드리겠다는 의도다. SPC 삼립은 지난해 5월 프리미엄 브랜드 미각제빵소를 론칭했다. 유기농 우유, 천일염 등 엄선된 고급 원료와 별립법, 탕종법 등 제품별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공법을 적용해 점차 입지가 좁아지는 양산빵 업계의 프리미엄화의 시발점이 됐다. SPC 관계자는 “미각제빵소는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편의점 대표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며 “마케팅을 강화해 올해에는 연 매출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미각제빵소는 지난해 12월 기준 출시 7개월만에 1.0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인기보증 수표 펭수…유통업계 싹쓸이=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몸을 사리는 펭수는 현재 각종 유통업계와 협업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홍삼 제품부터 아이스크림 등 영역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제품이 한국인삼공사(KGC)의 정관장이 펭수와 협업한 광고다. 정관장 펭수유튜브 동영상은 조회 수 2,000만건을 넘어섰다. 빙그레도 제과형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빵또아의 모델로 펭수와 계약을 체결했다. 코카콜라 과즙음료 미닛메이드도 펭수를 모델로 발탁했다. 동원F&B도 남극 펭귄 참치 한정판을 내놔 명절 특수 효과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