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5일 ‘주요국의 CBDC 대응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관련 연구와 발행 계획 등을 전했다. CBDC는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기술의 발전과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인 리브라 발행 계획 등이 알려지면서 최근 1~2년 사이 각국 중앙은행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 금융기관은 물론 거래를 하는 모든 주체가 소액 또는 거액 결제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은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CBDC 발행과 관련해 ‘금융기관간 거액결제용’ 혹은 ‘모든 경제주체의 소액결제용’으로 각각 도입을 추진하는 사례가 있는 반면 법적·기술적 연구는 하면서도 발행 계획이 없는 나라들도 많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한은 역시 국내 지급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CBDC를 발행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만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CBDC 발행 필요성이 제기될 상황에 대비해 디지털화폐 연구팀 및 기술반을 설립했으며 전문인력을 확충해 CBDC 관련 법적 이슈들을 검토하고 기술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BDC를 현금처럼 일반인이 쓰는 나라는 우루과이, 캄보디아 정도에 그쳤으나 최근 중국과 스웨덴 등이 디지털 화폐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며 도입을 본격화할 움직임이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달러 패권 견제와 자국내 위챗·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 민간사업자들의 리스크를 방지하려 CBDC 도입에 적극적이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 태국, 싱가포르 중앙은행 등은 금융기관간 365일 24시간 거액 결제를 할 수 있는 CBDC의 효율성과 비용 감소 등의 장점을 높이 평가해 거액결제용 CBDC 발행에 시범사업을 진행했거나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미국·영국·일본·호주 등은 CBDC 발행의 비용과 편익을 연구하면서도 현재로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우려해 발행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