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박물관(관장 윤호필)은 10일 지난 2019년 상주읍성지 유적을 학술 발굴해 상주주조주식회사와 관련된 근대 건물지, 조선시대 건물지 그리고 읍성 해자(垓字·읍성 주위를 둘러 파서 만든 못)를 조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읍성 해자는 지역에서 처음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조사 구역의 남쪽 경계 부근에서 확인됐는데 폭 260~310cm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마무리 과정에서 해자 북쪽 경계 부분에 말목이 여러 점 확인됐는데, 이는 지반약화를 막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서 확인된 말목이 읍성 해자의 연대를 알 수 있는 자료임을 감안해 박물관 측은 수습한 말목 2점을 지난해 12월 미국 ‘베타연구소’에 자연 과학적 분석을 의뢰했다.
가속질량분석기(AMS)를 통한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보정연대가 1482~1646년(Probability 95.4%)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통해 읍성 해자는 15세기 이전부터 축조됐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상주읍성과 관련된 여러 고문헌(‘상산지’ 등)과도 일치한다.
상주박물관 관계자는 “상주읍성지 학술발굴조사를 통해 지역에서 처음으로 해자의 존재를 밝힌 것도 큰 성과지만, 해자 내부에서 말목이 확인돼 해자의 축조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발굴조사와 문헌기록, 여러 가지 자연과학적 분석을 통해 객관적인 기초자료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에서는 읍성 해자 내부 말목 가운데 양호한 9점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보존처리를 진행 중이며, 처리가 완료되면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할 예정이다. /상주=이현종기자 ldhjj1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