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을 헤치고 여행을 하다 보면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진다.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영흥도는 어족이 풍부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어서 해산물을 기초로 시원하게 국물을 낸 칼국수와 매운탕 등이 입맛을 당긴다.
영흥도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바지락 칼국숫집이 즐비하다. 너나 할 것 없이 원조를 자칭하는 이곳에서 주민들이 손꼽은 원조는 ‘영흥도바지락해물칼국수’ 가게다. 원조라 해 특별한 맛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다. 강한 맛으로 관광객들의 입을 사로잡기보다는 바지락 칼국수 본연에 집중해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맛이기 때문이다. 밋밋하지만 그래서 깔끔한 칼국수를 즐길 수 있다. 바지락과 미더덕·북어 등으로 맛을 낸 칼국수 국물을 마시다 고개를 돌려보면 식당 앞의 통유리 너머 서해 전경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푸짐하게 나오는 칼국수는 2인부터 주문 가능하며 가격은 1인분에 7,000원이다. 칼국수만 먹기 심심하다면 또 다른 별미인 보쌈(1만5,000원)과 만두(6,000원)가 든든하게 배를 채워준다.
영흥도를 떠나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잡는 영흥대교 우측의 수협 수산물 직판장에서는 싱싱한 활어와 얼큰한 매운탕을 즐길 수 있다. 영흥도에서 하루 묵기로 마음먹었다면 얼큰한 국물에 술 한잔 기울이며 바다 내음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곁들일 안주로 산 낙지부터 개불·멍게·피조개·소라 등 다양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우럭매운탕은 몇 인분 기준이 아닌 냄비 크기로 계산된다. 우럭 두 마리에 수제비까지 곁들여진 중 사이즈 매운탕 가격은 3만5,000원으로 성인 남자 두 명이 먹기에 부족하지 않다. 석화가 좋은 날에는 석화 찜을 서비스로 내주기도 한다. 매월 둘째·넷째 수요일은 휴무다.
/글·사진(인천)=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