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방부 "22일부터 전체 장병 휴가·외출·외박·면회 통제"

주한미군도 비상…장병에 대구 방문 금지

감염병 포비아 급속 확산

대구 모든 학교 개학 1주일 연기

공장밀집 울산 등 기업도 초긴장

"TK주민 마라톤 참가 말라" 기피도

20일 오후 대구의 중심도로인 달구벌대로 청라언덕역 부근이 차량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시민들은 다중이용시설 출입이나 외출을 삼가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오후 대구의 중심도로인 달구벌대로 청라언덕역 부근이 차량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시민들은 다중이용시설 출입이나 외출을 삼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제주 해군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양성 반응자가 발생함에 따라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외출·외박·면회를 통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후9시 각 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국방부 주요 직위자와 ‘국방부 확대 방역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군 내 코로나19 대응방안을 논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역 휴가를 앞둔 장병은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전역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날 주한미군도 코로나19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병들의 대구 방문을 금지했다. 주한미군 페이스북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전날 대구 코로나19 발병으로부터 군 전력을 보호하기 위해 사전예방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르면 모든 장병의 필수적이지 않은 대구 방문이 금지되고 기지 외 활동도 최소화된다. 미군 장병 가족이나 군무원 등 직원에게도 대구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대구 지역에 근무하는 군인과 가족·군무원에 대한 복지가 최우선 과업이 됐다”며 “대구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적 조치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울산 등 인근 지역으로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감염 우려로 대구 시내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끊겼고 백화점이나 상가 매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구 시내 A백화점 매장은 이용객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한 상인은 “내수침체에 가뜩이나 장사가 안되는 판에…”라며 울상을 지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지역 전파 공포가 커지자 이날 대구시교육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치원 341곳과 초중고교 459곳의 개학을 다음달 9일로 1주일 미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에 새 학기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이같이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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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혼란은 대구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대규모 공장이 몰려 있는 울산 지역의 경계심이 크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코로나19로 최근 폐쇄된 대구·경북 지역 병원을 방문한 직원이 있을 경우 자가격리 조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8일 전후 해당 병원들을 방문했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14일 동안 자가격리하도록 했으나 방문이력이 있는 직원이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대차 측은 향후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등이 더 확인되면 추가 통보할 예정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부품 공급이 끊겨 휴업까지 단행했던 터라 경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도 31번 확진자가 15일 식사했던 대구 퀸벨호텔을 같은 날 방문한 직원 1명을 재택근무 조치했다. 이 직원은 같은 호텔 다른 층의 예식장을 방문했고 시간대도 겹치지 않지만 예방 차원에서 직원 스스로 격리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이 직원에게 아무 증상이 없고 의심자도 아니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우려로 대구·경북 지역 주민이 피해를 보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국마라톤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다음달 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이봉주와 함께 달리는 삼일절 기념 마라톤대회’에 대구·경북·경남 신청자는 참가하지 말아달라고 전화로 연락했다. 전체 참가자 3,700명 가운데 대구 7명, 경북·경남 12명 등 총 19명이 함께할 예정이었다. 협회는 이들에게 “대구 쪽 상황이 좋지 않아 영남권 사람들은 참가를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며 환불을 안내했다. 협회는 11명에게 전화로 통보하다가 당사자들이 차별이라고 항의하자 이후 개별 연락을 중단했다. 한 대구 지역 참가 예정자는 “공지가 아닌 전화로 특정인에게만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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