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고 뉴욕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가 미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주에 사는 70대 남성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지병이 있던 이 남성은 시애틀이 속한 킹카운티의 에버그린헬스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앞서 첫 코로나19 사망자로 확인된 50대 남성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워싱턴주의 경우 상당 기간 지역사회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된다. 시애틀 프레드허친슨암연구센터 소속 전산생물학자인 트레버 베드퍼드가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워싱턴주 환자와 시애틀 공항으로 입국한 미국 내 최초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샘플을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의 바이러스 서열이 상당히 일치했다. 두 사람은 접촉한 적이 없기 때문에 지난 6주가량 지역사회 내에서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파가 이뤄졌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다른 주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이란에 다녀온 30대 후반의 여성이 코로나19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뉴욕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지난달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을 여행한 40대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북동부 일리노이주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추가 발생확률이 높으며 질병이 궁극적으로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할지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테이블에 위에 있다”며 추가 입국금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높은 위험이 있는 국가나 지역에서 오는 여행자들은 탑승 전 의료검사에 더해 미국에 도착했을 때도 의료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올렸다. 우리나라와 이탈리아가 첫 대상이다. 재확진 사례도 나왔다. 론 니렌버그 텍사스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던 환자가 양성 반응을 보여 격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미국 내 소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이 국내 출장을 금지한데다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휴스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됐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여행과 숙박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WP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코노미스트들이 소비위축과 기업의 고용중단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