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채 발행 계획을 철회한 태영건설(009410)이 공모시장에서 무난한 투자수요를 끌어모았다. 저금리가 심화되는 가운데 금리가 다소 높은 건설사 채권이라는 점이 투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700억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51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만기는 3년 단일물로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회사채 시장도 다소 위축됐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 금리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기업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우량등급인 AA급과 상대적으로 비우량등급인 A급 이하 회사채 간 양극화도 나타나는 추세다. 만기가 길어 금리가 높은 우량등급의 장기채나 금리가 좋은 비우량등급 채권으로 자금이 모이는 것이다.
당초 사모채 발행을 계획했던 태영건설은 투자자 확보가 여의치 않자 공모시장을 찾았다.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위축된 것과 더불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공모시장에서는 미매각이 발생하더라도 인수단인 증권사에서 물량을 받아가기 때문에 회사의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희망금리밴드 상단은 넉넉하게 잡았다. 건설사 채권이기 때문에 등급민평금리보다 개별민평금리가 높은 점도 긍정적이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리 하락으로 AA급과 A급 금리 차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비교적 금리가 높은 건설사 채권이라 투자매력이 높았다”고 풀이했다.
태영건설은 오는 6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투자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해 티와이홀딩스(가칭)을 신설하는 구조다. 인적분할 이후 관계회사 지분이 티와이홀딩스로 넘어가면서 약 4,965억원의 종속 및 관계회사 지분 가치가 이전된다. 전체의 73%규모다. 부채는 태영건설에 그대로 남는다. 분할 후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기존 167.7%에서 319.6%로 상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