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소주를 생산하는 부산 향토기업 대선주조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기부해 온 알코올 주조원료를 100톤까지 늘리기로 했다. 주류제조용 원료를 술 제조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은 대선주조가 처음이며 기부는 다른 주류제조업체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대선주조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는 코로나19 방역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 주조원료’의 기부 물량을 40톤 더 늘리기로 했다. 초기 물량 60톤을 포함하면 총 100톤을 기부한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어려운 경영상황 속에서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기부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잇따른 지원 요청에 긴급 논의를 거쳐 국세청으로부터 다시 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대선주조는 기부를 위해 관련 행정기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협의한 끝에 주류제조용 원료를 술 제조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도록 허가받았다. 부산지방국세청은 부정유통의 우려가 없으며 국가 비상사태 해결에 기여하는 점 등을 고려해 대선주조의 기부 제안을 받아들였다. 대선주조가 기부한 알코올 주조원료는 주류제조용 주정을 희석한 것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활동에 사용된다. 알코올 주조원료를 방역에 사용하면 술의 원료인 만큼 인체에 해롭지 않아 장갑만 착용한 상태에서도 방역 활동을 할 수 있다.
대선주조는 지난달 28일부터 주류제조용 주정을 희석한 알코올 주조원료 32톤을 부산지역 16개 구·군에 전달한 데 이어 추가 물량을 마련해 대구 북구·달서구, 울산시 등에 기부해 왔다. 지난 5일에는 기부 요청이 들어온 해군 군부대에도 전달했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는 “기부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곳에서 지원 요청이 들어와 공급 물량을 늘렸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지 않고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용 알코올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방역용 알코올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다른 주류 업체들도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주조원료를 기부하거나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라산 소주를 생산하는 제주 향토 업체인 한라산 소주는 지난 5일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우선 5톤을 기부한 바 있다.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무학도 조만간 기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류업체를 대변하는 주류산업협회에서도 각 업체를 대상으로 기부 관련 의견을 모으고 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