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가 투자업체를 만들어 투자자를 속이고 7,000억원 이상을 끌어모은 혐의로 대표가 구속된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에 대한 파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됐다. 파산신청에 따라 투자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VIK의 파산신청은 지난해 12월3일 VIK 팀장으로 재직한 A씨 등 70명으로부터 서울회생법원에 청구됐다. VIK 측은 지난 5일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내고 “압류, 강제매각과 배당기일 도래 등 여러 시급한 사정을 고려하면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파산선고라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됐다”며 “당사는 투자자 보호 방안이라면 파산을 포함해 어떤 대안이라도 겸허히 수용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돈을 못 돌려받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법원이 파산 선고를 하게 되면 파산 관재인의 채권조사 등을 통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청산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회수가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는 데다, 이미 세 달 전 파산신고 신청이 접수됐는데도 VIK 측에서 뒤늦게 공지문을 띄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피해자들은 의심을 하고 있다. 파산 신청인 A씨 등은 VIK에서 이전에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로 알려져 피해자들을 배제한 채 결정한 파산 신청이다.
한편 이철 VIK 대표는 미인가 투자업체를 차리고 투자자를 속여 7,000억원 이상을 챙긴 혐의로 대법원 판결까지 12년 실형이 확정됐다. 이 대표는 재판을 받는 중에도 또 다시 수백억원의 불법 투자금을 유치한 혐의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대표는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바이오 업체 신라젠과도 연관돼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개최된 신라젠의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했는데, 당시 유 이사장은 신라젠 최대 주주였던 이 대표의 부탁으로 축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