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판도 10년 주기설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오비맥주가 지난 2012년 하이트진로를 누르고 맥주시장 1위에 오른데 이어 이르면 내년 초 다시 1·2위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10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에서 1위인 오비맥주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6.9% 감소한 4억1,925만ℓ를 기록한 반면 하이트진로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8% 증가해 2억6,412만ℓ를 기록했다. 전체 국내 맥주 소매 판매량은 전년보다 5.7% 감소한 8억5,746만ℓ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는 1993년 ‘지하 150m 100% 천연 암반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시한 신제품 하이트의 돌풍에 힘입어 1996년 하이트 맥주로 오비맥주를 누르고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후 2012년에는 오비맥주에 역전당했다. 맥주 시장 1위가 바뀔 때 마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 맥주, 오비맥주의 카스후레쉬 등 굴지의 상품이 시장 탈환의 방아쇠가 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업계 지각변동의 단초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9.5%에서 48.9%로 낮아졌고, 하이트진로는 26.9%에서 30.8%로 높아졌다. 롯데칠성음료는 6.1%에서 4.3%로 떨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테라 출시 이후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1·4분기 27.2%였던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은 2·4분기 30.4%, 3·4분기 32%에 이어 4·4분기 33.4%까지 높아졌다. 카스후레쉬는 2017년 40.1%, 2018년 38.2%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맥주시장 1위를 두고 업체간 신경전은 더욱 뜨거워졌다. 오비는 앞서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이 자사 49.6%, 하이트진로 25.3%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액 기준은 정확성이 떨어져 판매량이나 출고량 기준으로 돌아선 지 오래됐다며 매출액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