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단점 덮은 '희소성'... 수도권 '100% 추첨'에 청약몰려

송도 분양전환 아파트 2개 단지

저가점자·유주택자들 통장 꺼내

'2~3년 빈집·두달내 잔금 90%'

악조건에도 최고경쟁률 168대1




수도권에서 전 가구가 100% 추첨제로 분양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도 규제지역 내에서는 ‘일정 비율(투기과열지구 50%·조정지역 30%)’ 만큼을 가점제로 분양해야 한다. 전 가구가 추첨제로 분양되기 위해서는 비 규제지역으로 전용면적 85㎡를 초과 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인천 송도신도시에서 전 가구가 100% 추첨제로 분양된 단지가 선보여 최고 1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송도가 풍선효과 수혜를 입고 있는 데다 귀하디 귀한 100% 추첨제 물량에 1주택자는 물론 가점이 낮은 예비 청약자들이 다수 몰린 것이다.

◇오랜만에 나온 전 가구 100% 추첨 =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1순위 접수를 진행한 송도 외국인임대 분양전환 아파트 2개 단지에 청약통장이 대거 몰리면서 마감에 성공했다. 해당 단지들은 당초 외국인 임대 물량으로 배정됐으나 임차 수요가 없어 인천도시공사에서 일반분양으로 공급하게 됐다.


단지별로 보면 ‘송도에듀포레푸르지오’는 118가구 모집에 7,063명 ‘송도베르디움더퍼스트’는 148가구 모집에 5,872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은 각각 59.9대1·39.7대1이다. 당해지역 기준 최고 경쟁률은 168.7대1로 송도베르디움퍼스트 전용 113㎡A타입에서 나왔다. 두 단지는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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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이 몰린 이유는 인천이 현재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규제 청정지역’인 데다 두 단지 분양 물량 모두 전용 85㎡를 초과해 전 가구가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이에 가점이 낮거나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 가점으로는 청약 당첨이 요원한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송도에듀포레푸르지오의 경우 전용 105㎡A·B 타입, 송도베르디움더퍼스트는 전용 113㎡ A·B 타입으로 구성됐다.

◇두 달 안에 잔금 90% 마련해야 = 이들 외국인 임대아파트는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입주를 마친 아파트다. 2~3년 간 빈 집으로 남아 있었다. 이번에 분양 전환을 추진하면서 일반분양에 나선 것이다. 계약금은 10%로 잔금 90%는 오는 5월 29일까지 납부 해야 한다. 분양가는 고층 기준으로 약 6억 5,000만 원 대이다. 수 억 원의 자금을 2달 만에 마련해야 하고, 13일부터는 비 규제지역도 6억 원 이상 아파트 취득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준공 이후여서 노후화에 대한 각종 하자보수 요구도 불가능하다. 청약조건이 썩 좋지 않지만 전 가구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발하는 데다 주변 단지와 비교했을 때 1억~2억 원 정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추첨제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전용 85㎡ 초과 중대형 타입의 청약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의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30.99대 1로 전용 85㎡ 이하 경쟁률(10.5대 1)보다 높았다. 전용 85㎡ 초과의 경우 2017년에만 해도 1순위 청약경쟁률이 6.67대 1로 전용 85㎡ 이하 중소형 경쟁률(7.7대 1)보다 낮았다. 가점이 낮거나 주택 보유자들이 그나마 추첨제 물량이 있는 중대형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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