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부품소재 자급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모두 자국 내에서 해결하는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 구축 전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KOTRA 베이징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의 홍색공급망 구축을 유의해야 한다”며 “지난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본격화 이후 중국 입장에서 독자기술 개발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색공급망은 중국 정부가 수입 중간재 대신에 자국 제품을 사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배타적 산업체인’ 구축 전략을 뜻한다. 이 전략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 기업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자국내 공장 가동이 멈추고 주요 교역국에서의 중간재 조달이 차질을 빚는 일이 발생하자 독자기술 개발과 국산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진 상황이다. KOTRA는 “특히 반도체와 화학, 운송설비 등 분야는 한국과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나빠질 경우 중국 내 산업체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화공제품의 한국산 수입 비중은 44%, 고무·플라스틱 제품은 27%에 달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KOTRA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장기적인 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대신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시장개방 조치 또는 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대외 개방조치나 인프라 투자가 단기적으로 한국기업을 포함한 외자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또한 중국 내 제조업 기지가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중대형 기업의 조업 회복 시점이이달 말께로 예상되는 만큼, 춘절 연휴 이후부터 이어진 제조 분야의 ‘코로나19 쇼크’가 잠잠해질 것으로 KOTRA는 내다봤다. 다만 가구나 섬유의류 등 노동집약형 산업은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많아 동남아 지역으로의 공장 이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