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주의해야 하는 각종 감염 예방책에 대해 오한진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수건·욕실 발 매트·손톱깎기 공동 사용 피해야
가족들 사이에 질환을 옮기는 매개체로 가장 흔한 것은 수건. 한 번만 사용해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수건에 얼굴을 닦으면서 피부 각질과 피부세포, 피지, 각종 분비물과 더불어 세균·곰팡이 포자까지 옮겨가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건을 걸어두는 욕실은 온도·습도가 높아 세균의 생장 증식이 활발해지기 쉬운 환경이다. 수건을 가족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면 감기·눈병·전염성 피부병 등이 전염될 수 있어 따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면도기도 절대 공동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면도를 하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가 나거나 피가 날 정도로 베여 상처를 통해 균이 전염될 수 있다. 손톱깎이, 욕실 등의 발 매트도 무좀균이 전해지는 흔한 경로다.
오 교수는 “무좀균이 전염되는 것을 막으려면 공중목욕탕에 다녀온 후 집에서 발을 다시 한 번 씻는 것이 좋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해 무좀에 걸리기 쉬운 만성질환자를 둔 가족은 발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애완동물과 입맞춤, 세균 옮거나 기생충 전염 위험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중에는 동물들과 입맞춤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침을 통해 각종 세균이 옮을 수 있다. 회충·촌충·십이지장충과 같은 기생충이 전염될 수 있고 피부 기생충, 곰팡이성 피부병도 옮길 수 있다. 특히 고양이에게 많은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충은 심장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심근염을 비롯해 뇌염·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밖에도 애완동물의 배설물에 접촉된 상황에서 음식물을 먹을 경우 대장균에 의한 장염으로 심한 복통·설사, 심지어 실명까지 유발될 수 있다. 개나 고양이의 털은 가볍고 미세해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사람 입에 들어가 알레르기성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
애완동물로부터 병이 옮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청결한 관리가 기본이다. 입맞춤을 하거나 함께 음식을 먹는 일은 절대 금물이며 배설물은 즉시 치워야 한다. 배설물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진공청소기로 집안에 날리는 털을 남김 없이 제거하고 애완동물에게 2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키보드·책장·돈에도 세균이 득실
사무실에서 매일 만지는 키보드·마우스에는 세균과 타인의 손에 있던 다양한 병원균들이 묻어나와 증식한다. 작업을 하면서 뭔가 먹다 보면 음식 부스러기가 자판 틈을 통해 빛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떨어지면 습기 등과 결합, 최적의 균 서식지로 변한다. 사무실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전화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세균이 있다. 오래된 책과 흔히 사용하는 돈도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복통의 원인인 살모넬라·쉬겔라 등 식중독균 등이 존재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기거나 돈을 세는 건 수많은 병균들을 입 속으로 넣는 것과 다름 없다”며 “독서를 하거나 돈을 센 뒤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적절한 환기·가습, 손 씻기가 감염 예방 열쇠
실내 생활을 건강하게 하려면 환기를 자주 하고,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한다. 공기청정기는 일부 가벼운 먼지 입자 제거 능력이 탁월하지만 무거운 항원들은 제거하지 못한다. 가습기는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해 섬모 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하지만 필터 등 청소를 게을리하면 환경오염을 악화시키거나 바이러스의 온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하루 8차례 이상, 30초 이상씩 비누를 사용해 꼼꼼하게 손을 씻는 게 중요하다. 특히 식사·간식·음식물 조리 전, 화장실 이용 후에는 꼭 손을 씻는 버릇을 들인다. 씻을 때는 충분히 비누를 발라 거품을 낸 후 30초 이상 손가락 사이, 손톱 밑, 손목 등을 잘 문지르고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 뒤 에어타월, 일회용 타월 등으로 물기를 완전하게 닦아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