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늘 나와 있는 매장은 지이크입니다. 오늘의 주제가 바로 ‘남친룩’이거든요.”
지난 11일 저녁 9시 현대백화점(069960) 무역센터점 남성 의류 브랜드 ‘지이크’ 매장에서 패션 인플루언서와 매장 매니저가 방송을 진행했다. 한 시간 동안 다양한 상품과 코디를 선보인 후 기록한 매출은 약 1,000만원. 이는 무역센터점에 입점한 남성 의류 브랜드 월평균 매출의 30%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방문객이 급감한 백화점 업계가 매장 상품을 온라인 실시간 방송으로 판매하는 ‘라이브’ 방송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마치 매장에 온 듯한 생생한 현장감은 물론 다양한 쇼핑팁도 제공하는 등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며 방구석 쇼핑족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간 방송에 월 매출 30% 달성=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네이버와 손잡고 진행한 영패션 라이브 방송에서 1,000만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통 영패션 브랜드가 월평균 5,000만~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 시간 만에 월 매출의 30%가량을 올린 셈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줄면서 전체 패션 매출이 40% 가까이 급감한 가운데 나온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판매사원과 유명 인플루언서가 함께 상품을 소개하고 고객은 실시간 구매도 가능하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 신상 의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벤트 추가하니 댓글 문의 30%↑=단순한 상품 판매에 더해 다양한 퀴즈나 이벤츠를 추가해 고객의 참여를 늘리는 마케팅도 인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일 아동 브랜드 ‘블루독’의 신상품 소개 라이브 방송에서 ‘코믹 인형극’을 함께 진행하며 OX퀴즈와 댄스미션, 전화 이벤트 등을 함께 선보였다. 그 결과 해당 방송은 약 1,200회의 접속을 기록했고 전화문의나 댓글 참여도 평소의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매일 오후 12시와 3시에 온라인몰 엘롯데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가전과 영양제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코로나 확산 시점인 2월 중순 이후 방송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5~6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매장 쇼핑 필요없는 ‘픽업’도 늘어=온라인 방송 구매에 더해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점포에서 바로 픽업하는 서비스도 이용자가 늘고 있다. 백화점을 돌면서 쇼핑하기는 꺼려지지만 배송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픽업 서비스 ‘스마트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늘었다. 스마트픽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구매 후 원하는 롯데백화점 지점에 방문 예정일을 선택해 픽업할 수 있다. 오후 4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픽업도 가능하고 세븐일레븐이나 하이마트 점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로 여성 고객들이 본인과 자녀의 의류를 구매한다”며 “당장 물건이 필요한 경우 근처 매장에 방문해 바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