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30일 “코로나19로 파급된 경기 침체 우려가 그간 시장의 주된 하락 요인이었지만, 그 속도를 채근한 것은 정책 무용론이었다”며 “당국의 대응방안 발표에도 시장이 하락으로 반응한 ‘그 현상’이 연속된 패닉 셀링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이번 미국 정부의 부양책은 정책과 시장 반응의 선순환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다양한 기업 신용지원 방안도 유의미한 진정제로 기능했다”며 “셧다운으로 초래되는 경기후퇴는 재정과 통화정책 지원 아래 최소화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또한 “필요 시 추가적인 정책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기대 또한 시장 하방을 지지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긍정적 기대형성을 유도한 것이 정책 당국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1분기를 지나 2분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 속 국내 증시 투자는 2차 조정을 기다리라는 조언이 나왔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시스템이 위기에 봉착했던 지난 1973년 미국 경기침체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금융시스템 위기를 방어하더라도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증시 충격은 여전히 남는다”며 “2020년 미국 GDP는 2분기에 역성장할 전망인데, 이번에도 과거의 경우를 따른다면 증시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1분기보다는 2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주식시장이 금융시스템 위기 가능성을 탈피함으로써 코스피가 전저점을 하회할 가능성은 낮겠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증시가 저점 대비 15% 이상 오른 상황이긴 하지만, 지금 주식을 사는 것보다는 실물 경제 역성장에 따른 2차 조정 기회를 기다리는 편이 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지우·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 정부의 부양책 등의 효과로 증시가 고점 대비 하락 폭을 1/3 가까이 회복했다”면서도 “변동성 지수인 VIX와 VKOSPI 지수가 각각 65.5와 54.6을 기록하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유지하는 등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연구원은 “결국 시장에 필요한 뉴스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는 소식”이라며 “전 세계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이탈리아의 확진자 증가 수는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각국의 이동제한 명령에 협조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4월 2주차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수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B금융투자는 리서치센터 ‘하우스 뷰(House View)’를 통해 4월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DB금융투자가 선별한 업종은 반도체·화학·식음료 등 총 3가지로,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주식시장은 급락이 나타난 이후 복원의 과정을 펼칠 때 직전 주도주가 강한 반등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며 “바텀업 측면에서 보더라도 반도체 업종의 메모리 분야 실적은 그 하락이 주가보다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화학 업종에 대해서는 “유가의 급락으로 화학 제품 스프레드의 개선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를, 식음료 업종에 대해서는 “곡물 가격 하락에 의한 원가 부담 완화를 경험할 수 있는 데다가, 음식료 업종처럼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주식들은 중기 반등을 떠나서 보수적 투자자와 장기 성향의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투자 대상물이 된다”는 평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