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멈춰버린 유럽프로축구 5대 리그가 끝내 시즌 취소 사태를 맞을 경우 선수의 이적 시장 가치가 최대 28% 떨어질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는 31일(한국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의 5대 리그가 재개되지 않고 오는 6월에 계약이 끝나는 선수들의 연장 계약도 이뤄지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총 362억달러(약 44조2,200억원)였던 선수 총 가치가 259억달러(약 31조6,400억원)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 12조5,800억원이 증발하는 셈이다.
CIES는 나이·계약기간·경력·경기기록 등을 따져 선수의 이적 가치를 측정한다. 선수를 데려갈 팀이 이전 소속팀에 줘야 할 이적료를 전망하는 것이다. 이적 가치 하락 폭이 가장 클 선수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일 것으로 예상됐다. 포그바는 부상에서 회복했으나 리그가 중단되면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CIES는 7,190만달러였던 포그바의 몸값이 3,870만달러로 반 토막이 날 것으로 봤다. 구단별로는 마르세유(프랑스) 선수단의 가치가 37.9%로 가장 많이 떨어질 것으로 조사됐고 인터밀란(35.7%), 엘라스 베로나(34.3%·이상 이탈리아) 순으로 손해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랜드 토트넘도 28.8%의 선수 가치 하락을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IES 설립자인 라파엘레 폴리 박사는 “28% 폭락은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아주 신뢰할 만한 수치이기도 하다. 구단들도 그만큼의 수입 감소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선수 몸값이 5년 전에 비해 2배나 뛰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경제적 위기가 이적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일간 미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약 1조1,400억원에 이르는 TV 중계권 환불을 피하기 위해 5월 초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재개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7월16일까지 시즌을 마치지 못하면 중계권사들이 사무국에 거액의 중계료 환불 요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5월 초 재개를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비상경영을 선언한 구단 측의 70% 급여 삭감 요청을 받아들였다. 50만파운드(약 7억5,300만원)로 알려진 최고 스타 리오넬 메시의 주급도 15만파운드(약 2억2,500만원) 수준으로 깎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