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항공사에 이어 쌍용차까지... 답답한 이동걸

[은성수 ‘금융현안’ 공개서한]

생사기로에 선 대기업들

일제히 산업은만 바라봐

자금지원 놓고 부담 커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쌍용차·아시아나항공 등 생사기로에 놓인 대기업이 일제히 ‘구원투수’로 KDB산업은행만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결국 산은의 부담만 더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6일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이 신규 투자를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지금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기업·소상공인 긴급 금융지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금액을 높이지 않으면 산은이 쌍용차 지원을 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가 마힌드라그룹에 대해 사전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느냐”며 “(지난 1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을 면담할 때도) 자기들이 경영계획을 짜겠다는 이야기를 했지 구체적으로 아무 이야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힌드라그룹이 당초 약속했던 2,300억원의 투자를 취소한 후 쌍용차 노사는 산은의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산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쌍용차에 대한 산은의 지분이 없을 뿐 아니라 1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과의 면담 당시 쌍용차가 제출하기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산은이 지원하기에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코로나19로 경제가 불안한데다 자동차 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할 때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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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입장에서는 당장 오는 7월 산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 9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돌아오는 게 관건이다. 산은의 지원이 없을 경우 쌍용차는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릴 수 있다. 이 회장은 “만기가 아직 안 돌아왔는데 만기연장 얘기를 벌써 하느냐”며 “모든 것을 가정해놓고 7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지금 얘기하면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고 했다.

산은이 주도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딜도 지지부진하다. 이 회장은 “현대산업개발 측과 나랑 얘기할 특별한 일이 있느냐”며 “실무진과의 얘기지 내가 만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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