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중국 황산




1979년 7월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이 안후이성 황산시를 방문했다. 문화대혁명으로 실각했다가 복권된 지 2년 만이었다. 그는 5박6일 동안 머물며 근교 황산(黃山)을 등반했다. 75세의 고령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정상에 오른 덩샤오핑은 하산 후 지역 당 간부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지시했다. “뛰어난 풍광을 가진 황산을 남녀노소 누구나 보고 즐기게 하라.” 이에 따라 1980년대 초부터 황산 개발이 본격화했다.


당시 황산에는 등산 도중 비를 피하기 위한 가옥 등이 난립해 있었다. 안후이성 정부는 이를 모두 철거한 후 산 능선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케이블카 3개를 설치해 하루 내 등반이 가능하도록 했다. 산에서 일출과 일몰을 보고 싶어하는 관광객이 많아지자 산중에 호텔도 지었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서 4만개의 돌계단 등산로를 만들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금 황산은 중국인·외국인을 합해 한 해 300여만명이 찾는 명승지가 됐다.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유는 산세가 빼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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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m 높이의 황산에는 1,000m가 넘는 70여개의 봉우리가 첩첩이 둘러싸여 있다. 특히 가파른 화강암 사이를 비집고 서 있는 소나무의 자태는 압권이다. 중국인들은 기묘한 바위 봉우리(기암), 갖가지 모양의 소나무(기송), 바다같이 깔린 안개(운해), 깔끔한 온천 등을 ‘황산의 사절(4가지 절경)’로 부른다. 이런 절경은 이백을 비롯한 중국 문인의 눈길을 사로잡아 그들이 남긴 시와 풍경화에 자주 등장한다. 산 이름은 중국 문명의 창시자로 추앙받는 황제(黃帝)가 이곳에서 수행한 후 신선이 됐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당나라 때 지어졌다.

청명절 연휴 기간(4~6일) 황산에 수만명의 중국인이 몰렸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당국에서 입장객 수를 하루 2만명으로 제한했지만 표가 순식간에 동났을 정도다. 감염자 증가세가 주춤해지자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봉쇄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는 모습이다. 재확산 우려가 높은데도 긴장의 끈을 놓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임석훈 논설위원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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