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간편식을 찾는 연령층이 20~30대에서 40~50대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편리성을 넘어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까지 충족하는 기능성 간편식 제품이 시장에서 통할 것입니다.”
식품 스타트업 인테이크의 한녹엽(32·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주로 20~30대 1인 가구가 한 끼 대체용으로 이용했던 간편식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인테이크는 물이 없어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액상형 간편식 ‘밀스 드링크’와 물을 타 먹는 분말형 간편식 ‘밀스’ 등으로 식품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기업이다. 바쁜 현대인이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하면서도 단백질·섬유질·비타민 등 필수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 제품 전략이 주효했다. 한 대표는 “창업 후 첫 브랜드인 견과류 포장제품 닥터넛츠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일 권장섭취량을 도입했다”며 “밀스도 단백질 하루 권장량의 40~50%에 달하는 영양소를 충족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온라인 판매를 하는 인테이크는 영양과 편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 덕에 창업 7년 만에 회원 수 13만명을 확보했다. 회원 수만큼 소비자층 구성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는 “요새 20~30대 회원 비중이 그동안 지지선이던 70% 아래로 떨어지고 대신 40~50대 이상 중장년 비중은 늘고 있다”며 “가령 체중조절 중인 소비자에게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영양성분을 보충해주는 등 타깃별·기능별 제품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트렌드 변화에 인테이크는 가정간편식(HMR)보다 편리성이 강조된 간편대용식(CMR)의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 대표는 “시리얼 같은 1세대 CMR을 넘어 풍부한 영양성분을 갖춘 2세대 CMR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이크의 개발능력은 제조사들과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밀스를 비롯해 그동안의 출시제품 대부분은 80여곳의 식품제조회사에 아웃소싱해 생산했다. 스타트업 기술로 구현이 어려웠던 액상형 제품은 동원F&B 등 대기업과 손잡은 결과물이다. 개발·생산에 필요한 자금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뤄졌다. 한 대표는 “펀딩 참여자에게 미리 선판매해 시식·의견수렴을 거쳐 후속 제품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한 대표는 재학시절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학우 3명과 함께 창업했다. 영어교육 창업 등을 고민하다가 당시만 해도 정체된 식품시장을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잡고 간편식 시장에 도전했다. 그는 “지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식품 제조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아이디어만 있으면 식품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데 이상적인 환경이 마련됐다”며 “하지만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져 안정화까지 많은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회사 슬로건 ‘더 쉽게, 더 충분하게’에 걸맞은 간편기능식품을 시장에 내놓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