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린 지난 3개월간 국내 상장주식을 약 22조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금리 매력이 높아진 한국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의 ‘2020년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5조3,93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지난 2월(3조2,250억원), 3월(13조4,500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셀코리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2월부터 3개월간 국내 증시에서 총 22조680억원의 국내 상장주식을 팔아치운 셈이다.
지역별로는 유럽(2조1,000억원), 미국(1조원), 아시아(7,000억원) 투자자들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케이맨제도(1조2,000억원), 프랑스(1조원), 미국(1조원) 등 국가에서 국내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3,000억원), 중국(2,000억원), 대만(1,000억원) 등은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4월 말 기준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31.5%에 해당하는 505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을 판 외국인은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했다. 4월 중 외국인은 상장채권 9조3,210억원을 순매수하고 1조9,380억원을 만기 상환해 총 7조3,830억원을 순투자했다. 특히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올 1월 4조6,230억원 순투자를 시작으로 2월 5,700억원, 3월 3조3,810억원을 순투자하는 등 4개월 연속 순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 규모는 전체 상장잔액의 7.3%인 140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5조4,000억원), 유럽(9,000억원), 중동(7,000억원)에서 가장 많은 순투자가 이뤄졌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한국 채권시장의 높은 수익성을 보고 들어오고 있다”며 “한국은 동일 신용등급 혹은 A급 국채시장에서 절대 금리가 높은 축에 속해 신용부도스와프(CDS) 기준으로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국가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