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을 불러들이는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에 적극적이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미국 제조 기업의 이전 비용을 100% 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일본 정부 역시 2조7,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중국에 진출한 자국 제조기업의 U턴을 지원하기로 했다. 저렴한 인건비와 거대한 내수시장을 배후에 둔 중국에 글로벌 거대 기업이 대거 진출했지만 이제는 원가 절감과 함께 생산의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한국 기업의 U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 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는 지금이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중국에서 국내로 U턴했다 철수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판매 부진, 고용보조금 환수, 산업단지 입주 시 과도한 초기 투자비용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해외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 150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고임금(16.7%)’과 ‘노동시장 경직성(4.2%)’ 등을 U턴의 장애물로 꼽았다. 고급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U턴을 원하는 첨단제조 및 고부가 지식서비스 기업이 많은 반면 U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수도권을 선택해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기에 따라 불가피한 인력 조정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고용보조금 환수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해외 진출 제조기업의 U턴이 이뤄질 경우 국내 취업유발인원은 13만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선과 노동개혁을 통해 생산 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특히 대기업 유인책을 강화해 협력사와의 대규모 동반 U턴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