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발이 진화하고 있다. 라면, 냉면 등 국물 면제품이 양념이나 스프, 건더기 등 내용물로 차별화를 뒀다면 이젠 ‘면발’ 자체에 주력한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반적인 밀가루 면 대신 두부로 만든 새로운 개념의 두부면, 옥수수와 파래 등 재료의 변주부터 칼국수 면발과 같은 면 자체에 변화를 준 제품까지 면발의 변주가 계속되고 있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물 요리의 조연이었던 면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제품이 줄잇고 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면발을 강조하면서도, 면 요리의 단점인 고 탄수화물을 잡는 제품까지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
◇면요리 아킬레스건 ‘高 탄수화물’ 잡은 두부면 등장=풀무원식품은 이날 두부로 밀가루를 대체한 신제품 ‘두부면’을 출시했다. 이번 두부면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식물성 단백질 식품(Plant Protein Meal)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984년 국내 최초로 포장두부를 선보이며 글로벌 두부시장을 선도한 풀무원의 두부 기술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면요리는 먹고 싶지만 탄수화물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도 공략한다.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로 만든 면제품으로,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지 않고 탄수화물 함량도 낮췄다. 성인 1일 권장 단백질 섭취량의 약 30% 가까이 충족하는 고단백 식품으로, 달걀(대란) 2개나 닭가슴살 65g을 섭취했을 때 얻는 단백질 수준과 비슷하다. 반면 콜레스테롤은 0g이고, 탄수화물은 3g에 불과하다. 평소 두부를 즐기지 않는 젊은 층도 부담 없이 두부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얇은 면 2.5㎜, 넓은 면 5㎜ 등 2개 제품을 취향에 따라 파스타와 비빔면, 잔치국수, 팟따이, 짜장면 등 다양한 면 요리나 샐러드에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다.
◇냉면도 이젠 양념 아닌 면으로 승부=풀무원이 최근 내놓은 정통냉면은 ‘전문점 못 지 않은 면발’을 내세워 바람으로 말려 끝까지 쫄깃하게 즐길 수 있는 상온 냉면이다. 여름을 앞두고 냉면 각축전의 방향을 국물 등 소스에서 면발로 옮기며 풀무원이 만두 전쟁에서 ‘속’ 전쟁이 아닌 얇은 피로 ‘겉’ 경쟁을 촉발시킨 것처럼 이 제품 역시 면발 경쟁을 촉발시켰다. 3개의 롤러에서 오는 강한 압력을 이용해 반죽을 치대 반죽의 찰기와 탄력을 높이는 풀무원의 오랜 제면 노하우와 독자적인 제면 공법인 ‘삼층면대공법’을 적용했다. 면발에 차별점을 두기 위해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면발의 굵기도 다르게 했다. 비빔냉면은 물냉면의 면발보다 0.1㎜ 얇은 0.8㎜ 로 구현해 양념장이 더 잘 배도록 만들었다.
◇첫 칼국수 면발...면발에 변주를 둔 제품들=농심은 업계 처음으로 칼국수 면발을 들고 나왔다. 농심 칼빔면은 최근 여름 별미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비빔칼국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비빔 소스가 잘 묻어나며 쫄깃한 식감이 나는 비빔면 전용 칼국수면을 만들었다. 탱글탱글하고 찰진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 소스 역시 김치를 다져 넣어 한국인 입맛을 살렸지만 소비자들도 지적하는 차별점은 칼국수 면발이다.
옥수수 면도 나왔다. 농심은 면의 재료로 옥수수를 택해 ‘가벼운 한 끼 식사 옥수수면’을 출시했다. 옥수수 전분을 면에 30% 넘게 넘어 특유의 고소한 향이 배어 있다.
파래탕면은 TV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이영자가 개발한 태안탕면을 편의점 CU와 손잡고 내놓은 제품이다. ‘추억의 맛’을 주제로 한 대결에서 이영자는 고향인 충청남도 태안 안면도 옷점마을을 찾아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에서 영감을 얻어 다양한 해산물을 재료로 태안탕면이라는 면요리를 개발했다. 파래탕면은 지난 1월 25일 첫 출시와 동시에 SNS에서 입소문을 불러일으키며 기존 스테디셀러들을 모두 제치고 3주 연속 CU의 컵라면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면발의 변주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식의 퀄러티를 집에서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재료부터 식감까지 다양한 면발의 제품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면발의 단점인 고탄수화물까지 잡은 제품이 나오면서 풀무원발 면발전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