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자금이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 임원을 거쳐 파주 프로방스 인수 자금으로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법인을 인수한 직후 내부 자금을 활용해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씨가 실질 지배하는 스타모빌리티(158310) 주식도 사들였다.
21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메트로폴리탄 공동대표 A씨와 사내이사 B씨를 앞세워 현재 경기 파주시 프로방스 마을을 운영하는 비상장사 어번트리와 비전트리를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라임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 전액을 회사의 사모사채를 사오는 형태로 자금을 지급했으며, 두 임원의 개인 자금은 쓰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파주 프로방스 내 임대 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업체로 자동차 전조등용 램프를 제조·판매하는 한 중소기업이 보유하다 지난해 경영권을 라임 측에 매각했다.
지난해 4월 라임자산운용은 파주 프로방스와 파주 실내 스튜디오 건설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A 대표가 설립한 플루토스에이치투(현 플루토스코어에이치)에 플루토 FI D-1 펀드의 자금 270억원을 투자했다. A 대표는 투자가 시작된 2019년 4월부터 현재까지 플루토스에이치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B 이사도 이 회사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임원진은 플루토스에이치투로부터 약 210억원의 자금을 개인 명의로 대여 받아 어번트리와 비전트리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대여 기간은 3년을 약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어번트리의 최대주주는 A 대표와 B 이사로 두 사람이 지분 100%를 차지하고 있다. 비전트리 역시 지분의 90%가 두 사람의 몫이다. 계열사 메이플트리, 농업회사법인 어번팜트리 등의 주요 이사직도 이들이 겸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라임 측이 비전트리를 인수한 직후 이 회사의 내부 자금을 활용해 스타모빌리티 주식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비전트리는 스타모빌리티 주식 4,000주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회사는 연말 기준 223만원의 투자 손실을 입었다. 당시 시가 기준 1,200만원 규모로 투자 금액은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결탁해 작전을 꾸민 스타모빌리티 주식에 법인 자금을 통해 투자한 배경이 주목된다. A 대표 역시 비슷한 기간 스타모빌리티 주식 24만8,069주를 사들여 2대 주주로 이름을 잠시 올린 적이 있기 때문. 또 이종필 전 부사장도 지난해 스타모빌리티 16만주를 보유했었다. 이종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에스에스파이낸스대부에 약 3만5,000주를 처분하고 1만주는 운전기사를 시켜 장내 매도해 도주 자금을 마련했다.
이에 비전트리 측 관계자는 “회사 내부 자금 운용 목적으로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했지만 손실을 입고 한 달만에 매각했다”며 “내부 정보를 활용한 거래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메트로폴리탄은 유관회사를 통해 필리핀 리조트와 서울 오피스텔 개발, 해외 맥주 업체 사업, 파주 프로방스(경기도 전원 마을) 등 사업에 투자했지만 대부분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회수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메트로폴리탄 측은 “파주 프로방스 내 유휴 부지를 글램핑장 사업을 위해 용도 변경을 신청해 둔 상황”이라며 “투자금 회수 작업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윤희·조권형 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