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후보자, 정견문 통해 한공회 회장으로서의 역할 제시
공통 공약 “회계개혁 완수·상생하는 회계생태계”
[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한국공인회계사회(이하 한공회)의 새로운 회장직을 선출하기 위한 정기총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5명이 입후보하며 역대 가장 치열한 회장 선거를 앞둔 가운데, 후보자들의 정견문을 통해 한공회의 향후 2년을 내다봤다.
◇ 최중경 회장 뒤를 잇는다 = 입후보한 5인의 후보자들은 공통적으로 ‘회계개혁 완수’라는 포부를 전했다. 이들은 현재의 회계개혁을 보완해 완수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감사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 회계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는 등 보완한 표준감사시간제 정착도 약속했다.
우선 기호 1번 채이배 후보는 회계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신외감법 개정 주도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6+3) 제안 이력을 강조하며 회계개혁 완수 의지를 표명했다. 채 후보는 “벌써부터 신외감법을 후퇴시키려는 시도가 있다”며 “퇴행적 시도에 맞서 신외감법을 지키는 한편, 회계법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감사인 등록제도를 개선·보완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금융당국이 IFRS 해석과 질의회신을 책임지게 해 회계처리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감사인의 책임 한계를 분명히 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기호 2번 정민근 후보는 한공회에서 지난 4년 동안 역임한 미래전략부회장과 직무부회장으로서의 경력을 강조하며 회계개혁 완수 포부를 전했다. 정 후보는 “회계산업이 미래지식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과잉규제를 해소해 건전한 회계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외부감사인의 과도한 법적 책임 완화를 위해 책임의 비례성과 공정성 확보하고, 감리 프로세스와 징계 수준의 합리화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감사보수 정상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공인회계사 외부감사 행동강령’ 재정비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공회에서 선출부회장직을 수행한 기호 3번 최종만 후보는 “회계 업계의 외부 환경이 어느 정도 정비됐지만, 대형·중소형 법인·감사반 회원들의 상생발전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그동안 이룬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회장직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주권상장법인감사인 등록기준 중 감사품질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평가기준 현실화, 감사인을 대상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 기간 개선 등을 통해 감사인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고 전했다.
최중경 회장이 물꼬를 터놓은 회계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힌 기호 4번 김영식 후보는 “회계 개혁을 마무리하여 시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표준감사시간제도 정착과 주기적·직권지정제도 확대 강화 △주식회사와 유한회사의 외부감사 대상 확대 및 유한책임회사 감사 법제화 △연결기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조기시행 등을 내걸었다.
마지막으로 회계제도 연구책임자로서의 경험을 강조한 기호 5번 황인태 후보는 “새로운 회계제도는 아직 본연의 목적과 취지를 달성하기에는 보완돼야 할 부분이 있다”며 “외감법 개정에 힘써왔던 감독당국 및 우리 업계가 협업해 현재의 제도가 완성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상생 생태계 구축한다 = 5인의 후보자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또 다른 공약은 ‘상생’이었다. 이들은 대형 회계법인과 중소 회계법인 사이의 상생, 지역 회계법인과의 상생 등을 각각 제시했다. 또한 이들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계인들의 상황을 고려해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 축소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상생을 위해 한공회 내에 별도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이들도 있었다. 채이배 후보와 김영식 후보가 대표적이다. 채이배 후보는 “한공회 내에 상생특위를 설치하고, 모두가 동의해서 만든 상생합의안을 제도화하겠다”고 공약했고, 김영식 후보는 “한공회 회장 직속 상생발전 협의회를 설치해 상생공영정책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별도 기구가 아닌 제도를 통한 상생을 추진하는 이들도 있었다. 정민근 후보는 “일반감사기준 보다 실효성 있는 ‘중소기업용 감사기준’ 제정을 추진해 중견·중소회계법인·감사반 및 대형회계법인이 함께 이뤄가는 상생의 회계산업생태계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최종만 후보는 “외부감사가 필요하지만 외부감사 관련 법규가 미비한 업역을 발굴해 감사대상과 회원들의 역량을 매칭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황인태 후보의 경우, 지방 회계법인과의 상생과 관련해 “지방회계사회에 대한 예산 및 행정지원을 확대해 지방회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 같은 듯 다른 한공회 개혁 = 한공회 회장직에 나선만큼 이들은 회계인들을 위한 기구인 한공회에 대한 개혁 방안도 밝혔다. ‘회계인을 위하는 조직’이라는 큰 틀은 동일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조금씩 차이가 있는 개혁 방안이었다.
우선, 채이배 후보는 구성원 균형 확보에 중점을 뒀다. 채 후보는 “한공회 내 모든 기구에 청년·여성·법인규모별 균형을 확보하고, 모든 구성비율에 청년과 여성회계사를 각각 20%씩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이사회와 집행기관 분리 및 내부감사실 설치를 약속하는 한편, 상근 명예회장이 아닌 연구하고 발로 뛰는 상근회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정민근 후보는 “한공회를 회원 중심의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를 위해 한공회의 회원 권익보호 기능과 연구역량을 확대하고, 한공회 회무 효율화 및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회장직과 관련해 독립성 확보를 위해 겸직을 금지 원칙을 규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최종만 후보는 회비 경감을 내세웠다. 최 후보는 “한공회는 이제 임직원 100명이 넘는 큰 조직이 됐다”며 “한공회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검토해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조직을 편성하고 비용을 절감해 회원들의 회비부담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영식 후보는 “회원을 존중하고 행복을 주는 한공회로 만들겠다”며 “직무회비 부담률을 30% 수준 경감하고, 여성부회장과 여성위원회 역할 강화 및 여성 회원의 전문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회원에게 온라인으로 한공회 예결산 자료를 공개하고, 한공회와 회원 간 소통을 위한 ‘회원소통팀’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마지막으로 황인태 후보는 ‘복지서비스’를 강조했다. 황 후보는 “변호사회의 Lawyer‘s Card와 같은 복지카드, 신용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창업 및 주택구입 자금 지원, 소송위원회 설치를 통한 소송 대응 지원, 회원권익 향상을 위한 회계연구원 설립 등 공인회계사를 위한 차별화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공약을 제시했다.
5인의 입후보자 중 회장으로 선출되는 1인은 오는 17일 제66회 한공회 정기총회에서 결정된다. 선거는 전자투표로 진행되며, 투표권은 한공회 회원인 공인회계사 2만2,000여 명이 갖고 있다. 또한 이날 한공회는 선출직 부회장과 감사도 각각 1명씩 선출할 계획이다. 선출직 부회장에는 나철호 한공회 감사, 감사에는 정창모 삼덕회계법인 파트너가 각각 출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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