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스마트폰이나 면(cotton), 나무 표면에서 마르는 데 오래 걸려 자주 닦아주는 게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공대(IITB) 라즈니시 바르드와즈 교수와 아미트 아그라왈 교수팀이 10일 미국 물리학협회(AIP) 학술지 ‘유체물리학’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주요 도시 환경에서 각기 다른 물체 표면에 액체 방울이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시뮬레이션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침방울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데 침이 마르면 빠르게 죽는다는 점에 착안해 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마이애미·시드니·싱가포르에서 환자 증가속도와 각 지역의 침방울 건조시간을 비교했다.
침방울 건조시간은 유리·면·나무·스테인리스강·스마트폰 화면 표면에 5나노리터(nℓ, 1nℓ는 10억분의1ℓ)의 액체방울을 떨어뜨려 기온과 습도가 다른 조건에서 마르는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했다.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마르는 데 온도와 상대습도, 표면 유형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 증가속도가 빠른 도시에서의 침방울 건조시간이 더 길다는 뜻이다.
침방울이 떨어진 표면의 유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 상태가 친수성(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이냐 소수성(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성질)이냐에 따라 침방울이 맺히는 형태가 달라져 마르는 시간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소수성이 가장 강한 스마트폰 화면은 액체와 표면 간 각도인 접촉각이 74~94도로 침방울이 구에 가까워 마르는 데 오래 걸리지만 유리는 접촉각이 5~15도와 29도로 표면에 넓게 퍼진 형태라 빨리 마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르드와즈 교수는 “이 결과는 도시에 따라 감염 속도가 다른 이유에 대한 한가지 설명이 될 수 있다”며 “야외날씨가 감염 속도에 중요하게 작용해 스마트폰 화면이나 면·나무 표면을 자주 닦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