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BAC 회원의 기념사진 고즈넉한 거리에 노포가 즐비했던 인왕산 자락의 부암동 상권이 주말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등린이(등산+어린이)’의 등장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클럽과 주점 등을 대신해 등산 초보라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인왕산과 아차산 등에 젊은 등산객이 몰리면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 탓이다. 이에 더해 블랙야크와 코오롱 등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주요 명산에서 ‘체험 마케팅’을 펼치면서 젊은이들의 대규모 단체 등산이 늘어나는 추세다.
남산에서 열린 코오롱스포츠 로드랩서울에 참가한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제공=코오롱스포츠 ◇젊어진 등산객, 아웃도어 제2 전성기 오나=레깅스에 바람막이만을 걸친 젊은 등산객이 산을 점령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실내 액티비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야외 활동에 젊은 인구가 몰린 탓이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등산을 인증하는 문화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혼자 또는 연인과 친구들과 산을 오르는 인구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5060을 중심으로 등산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초기 전성기를 구가했다면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2차 부흥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5월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대비 5% 증가했다.현대백화점 기준으로도 5월 대비 아웃도어 매출이 7.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브랜드의 마케팅 타겟 역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오롱스포츠의 솟솟 618이다. 솟솟 618은 코오롱 스포츠의 콘셉트 스토어로 청계산 등산로 초입부에 위치해있다. 카페를 이용할 수 있을뿐더러 코오롱스포츠의 등산복뿐 아니라 다양한 아웃도어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젊은 등산객들로부터 인기가 좋다.
블랙야크 BAC 회원들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코오롱 로드랩…‘핫’해진 등산클럽=등린이의 등장에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체험마케팅’의 효과로도 설명 가능하다. 블랙야크가 운영하는 앱 기반의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BAC)은 론칭 8년 만에 멤버 수 14만명을 돌파했다. 2013년 런칭한 BAC는 2019년에 10만 명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약 4만 명의 신규 멤버가 유입됐다. 특히, 올해 4월 BAC 신규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으며 이 기간 산행 인증 수 역시 약 30% 증가한 5만 여 건의 인증이 완료됐다. 주목할 점은 2030세대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올해 4월 BAC 신규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거리를 두면서 즐길 수 있는 산행이 대체 활동으로 주목 받은 후 혼산, 둘산족이 등장하는 등 산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밝혔다. 여기에 코오롱스포츠도 ‘로드랩 서울’을 론칭하며 아웃도어 열풍에 불을 지폈다. 코오롱스포츠는의 로드랩 서울은 코오롱스포츠 엠버서더인 이원창 대장이 리더로 트래킹을 통해 서울의 문화를 배우는 나이트하이커, 도심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쓰담쓰담 솟솟’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액티비티 활동을 연결해주는 앱인 ‘프립’ 인기도 좋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배준호(38)씨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등산 클럽, 크루 문화를 통해 산을 오르는 연령대가 많이 낮아지고 있다”며 “데이트, 또는 좋은 인연을 만나려는 목적으로 산을 찾는 젊은 등산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길어진 여름, 야간 아웃도어도 활발=여름이 시작되면서 비교적 선선한 늦은밤 액티비티를 즐기는 올빼미족도 늘어나고 있다. SNS 상에는 야간 산행, 야간 라이딩에 대한 게시글과 콘텐츠가 넘쳐난다. 이마트에 따르면 6월1~9일까지 휴대용 조명기구 매출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랜턴을 켜고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이에 재귀반사 프린트를 부착해 야간 보행 시 안전을 담보해주는 야간용 재킷과 조끼 등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