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12일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외무상이 6·12 북미정상회담 2주년 담화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대답은 명백하다’에서 “우리 최고지도부는 력사적인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확대회의에서 조성된 대내외정세에 부합하는 국가핵발전전략을 토의하고 미국의 장기적인 핵전쟁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데 대하여 엄숙히 천명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폼페오를 비롯한 미국의 정객들은 입만 벌리면 미국의 변함없는 목표는 조선반도 비핵화라고 줴쳐대고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향후 무력 도발을 위한 ‘미국의 책임론’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리선권 담화에서 보듯이 김여정 담화 및 통전부 대변인 담화, 이후 연락선 차단 등의 조치들이 표면상으로는 대북전단문제이나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며 향후 도발 행위가 있을 경우의 명분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리 외무상의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실리지 않은 만큼 미국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미측에 보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리 외무상은 풍계리 핵실험장 완전 폐기, 미군 유골 송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 등 등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행한 조치들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에 대화 복귀를 위한 상응 조치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두 해 전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 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었고 조선반도의 평화번영에 대한 한 가닥 낙관마저 비관적 악몽 속에 사그라져 버렸다”며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해서 실제 조미 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 장소)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의 대선 상황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현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라면서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북측이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부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의 완전 폐기, 미군 유골 송환, 억류된 미국인 특사 송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 실질적인 행동을 보인 데 반해 미국의 상응 조치가 없었던 점도 꼬집었다.
그는 “미국이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며 “미국에 의해 조선반도는 항구적이고 공조한 평화보장과는 정반대로 핵전쟁 유령이 항시적으로 배회하는 세계 최대 열점지역으로 화했다”고 진단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핵전략폭격기, 항공모함 등을 배치한 점을 언급하면서 “미 행정부는 천만부당하고 시대착오적인 행위로 일관된 2년간을 통해 저들이 떠들어온 조미사이 ‘관계 개선’은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선제타격이며,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고립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 제도, 인민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