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SK이노베이션 ‘정유’에서 ‘2차전지株 변신' 인정받나

전기차배터리 점유율 4.2%로 확대

이틀 연속 8~9%대 상승랠리

3월 초 수준까지 주가 회복

올 배터리 매출도 전년比 2배 늘듯




SK이노베이션(096770)이 변동성장을 뚫고 이틀째 급등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주가의 부침이 심했던 정유업종 대장주에서 성장성이 기대되는 ‘2차전지주’로의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8.15%(9,500원) 급등한 1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9.39% 상승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전인 지난 3월 초 수준을 웃돌게 됐다.


최근 이틀간 SK이노베이션의 주가 급등은 주력 사업인 정유와 화학 부문이 아닌 신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 덕분이다. 전날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4.2%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4월 점유율은 3.5%로 삼성SDI(006400)를 0.1%포인트 차로 따돌리면서 LG화학(051910)과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드(BYD)에 이어 글로벌 배터리 ‘빅5’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꾸준히 생산능력을 키워온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투자의 결과가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사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국제유가 변동성에 고스란히 노출돼왔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정제마진 악화 우려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실물경제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회복이 더디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최근 반등을 이어가면서 배럴당 40달러 선도 넘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제마진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정유업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로 13주 연속 마이너스 마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한 S-OIL과 GS(078930)칼텍스의 지주회사인 ㈜GS, 현대오일뱅크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267250) 등 정유업종 관련주들은 모두 약세를 보였다. S-OIL은 0.29% 하락했으며 GS 0.52%, 현대중공업지주가 1.53% 빠진 것을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의 주가 급등은 고스란히 전기차 배터리 사업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주가 급등을 계기로 그동안 경기 민감주로만 분류됐던 SK이노베이션이 성장업종인 ‘2차전지’ 종목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증권사가 제시하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에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면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섰을 때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했던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시된 목표주가에는 배터리 사업 부문의 가치가 반영돼 있지 않기 때문에 LG화학과의 소송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목표주가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에 대한 전망을 나쁘지 않게 보고 있다. 이전까지는 글로벌 ‘톱티어’와의 생산능력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등에 공장을 짓는 등 꾸준히 설비를 늘려가고 있어 규모 경쟁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2년에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56GWh로 삼성SDI(65GWh)와의 격차를 상당히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매출액을 1조5,25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대신증권은 1조6,170억원, 메리츠증권은 1조8,764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매출액(6,90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셈이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헝가리와 중국 신증설 설비 가동과 수주 확대 등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화학과의 소송이 합의에 이를 경우 불확실성도 해소되면서 모멘텀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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