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측이 제주항공에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라는 일종의 ‘압박용’으로 임시 주총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제주항공측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주주들에게 오는 26일 임시 주총을 소집한다는 내용을 고지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임시 주총에 발행 주식 총수를 1억주에서 1억5,000만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과 신규 이사 3명 선임, 신규 감사 1명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다만 신규 이사와 감사 후보자는 계약상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로 선임해야 한다고 이스타항공 측은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제주항공에 그동안 수차례 후보자 명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임시 주총을 열고 신임 이사와 감사를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7일 제주항공이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의 해소를 요구하고 나서며 인수 작업 논의가 중단된 탓에 주총을 열지 못했다. 만약 이달 26일 예정대로 임시 주총이 열리고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이 이사에 선임되면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 마무리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딜 클로징을 위한 사전 작업인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이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총 소집에 당황스러워하는데다 이를 위한 이사 후보 명단 제공 등에도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어 예정대로 주총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딜 클로징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고 그전까지 제주항공이 아무 권한이 없는데 이런 일(주총 소집)이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태국과 베트남의 기업결합승인 외에도 당초 계약서에 명시된 선결 조건들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설명 외에 별다른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