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기능성 속옷 ‘에어리즘’을 소재로 만든 마스크를 출시한 19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구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니클로 일본 도쿄도 긴자점에선 오전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긴자점에서는 이날 정리권을 배포했지만 오후에 하루 판매 분량이 모두 매진됐다고 유니클로측은 밝혔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 구매 요청이 쏟아졌다. 이날 유니클로 인터넷 쇼핑몰은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접속이 몰려 한때 연결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니클로 담당자는 “앞으로도 많은 고객에게 마스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유니클로가 19일 일본 내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를 시작한 마스크는 3중 구조로 이루어졌으며, 안쪽이 에어리즘 소재로 구성돼 부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중앙에는 고성능 필터를 삽입해 비말이나 세균,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고, 꽃가루나 먼지도 걸러준다. 바깥 면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메쉬 소재를 이용했다. 가격은 3장에 990엔(약 1만1,200원, 소비세 별도)이며 세제를 이용해 빨아 반복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한 이후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국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 전체 가구에 2장씩 지급하기로 한 천 마스크는 아베 신조 총리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1일 “세탁해 재사용이 가능한 천마스크를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하겠다”고 밝혔지만,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불분명한 일반 천마스크를 가구당 고작 2장씩 나눠주는 것에 대해 반발이 빗발쳤다.
일명 ‘아베노마스크’로 불리는 일본 정부 배포 마스크는 품질 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배포 개시 후 천 마스크에선 벌레, 곰팡이,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이 다량 발견됐고 결국 전량을 회수해 재검품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후 정부에 마스크를 납품했던 업체 중 하나인 고와(興和)는 국내 검품을 요구했지만, 정부 측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해 품질 문제가 발생했다고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고와 측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고와의 국내 검품은 1㎜의 봉제 오차도 불량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기일까지 목표의 절반도 조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고와가 3월 17일 체결한 납품 계약서에는 “숨은 하자가 발견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변칙적인 면책조항이 들어갔다.
일본 국민들은 유니클로에서 판매하는 에어리즘 마스크가 일반 천이나 부직포로 제작된 마스크보다 사용하기 편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에 사는 30대 여성 회사원은 “매일 건강을 위해 10㎞씩 걷고 있지만, 일반 마스크는 답답해 유니클로 마스크를 구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 리테일링은 일주일에 50만개의 마스크팩을 생산할 계획이며, 해외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