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B4’는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 붐이 일고 있는 플랫폼 기술에 속한다. 보통 신약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하면 그 물질에 대한 권리 자체가 넘어가 추가 수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플랫폼 기술은 정반대다. 수출한 기술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그 자체가 레퍼런스가 돼 더 많은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 할 수 있다.
이번 기술수출 역시 지난해 기술수출의 성과가 있었기에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이민석 알테오젠 전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으로 계약 상대방이 국내 입국이 어려워져 계약 진행이 예상보다는 늦어졌지만 이미 지난해 기술수출로 ALT-B4의 기술 경쟁력이 검증된 만큼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계약 역시 비독점적 기술이전 계약인 만큼 알테오젠은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제로 바꾸고 싶은 또 다른 신약후보물질에 ALT-B4의 권리를 넘길 수 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는 “올해 내 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알테오젠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상위 10대 제약사에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ALT-B4’ 기술을 1조 6,0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박 대표는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갖지 못한 글로벌 빅파마들이 알테오젠의 기술을 노리고 있다”며 “블록버스터 의약품과 이 기술이 결합하면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실제로 로슈의 블록버스터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은 피하주사형 제제가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자사의 치료제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만들어 유럽에 출시했다.
현재 알테오젠과 같이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제로 바꿔주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 두 곳 뿐이다. 할로자임은 기술을 개발한 뒤 15년간 로슈·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에 7조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했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과 같은 플랫폼 기술이 신약개발의 기반기술이 될 뿐 아니라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라젠·헬릭스미스가 임상 3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했던 만큼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잇따른 성과가 나타나는 만큼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