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낸 6·17 대책이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불안을 자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금자리 대출을 통해 서울 ‘막차’를 타려는 수요로 강북·노원 등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의 오름폭 또한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제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송파구 등지에도 갭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전역이 상승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44% 상승했다. 지난 15일 기준(0.21%)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역구별로 보면 강북구(1.24%), 노원구(0.97%), 관악구(0.69%), 영등포구(0.58%), 송파구(0.54%) 등이 높은 상승을 보였다. 6.17 대책에 대한 불안심리로 급매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고, 특히 저가 매물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강북·노원구의 경우 6·17 대책 후 보금자리 대출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로 6억원 이하 소형 아파트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규제 이후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실수요자는 많은 반면 매물은 없는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역시 0.49% 오르며 지난주 상승폭(0.22%)보다 확대됐다. 남양주(1.21%), 오산(0.97%), 안산 상록구(0.90%), 광명(0.73%), 용인 수지구(0.73%)가 강세를 보였다. 인천(0.40%)은 연수구(0.80%), 서구(0.52%), 미추홀구(0.41%)가 상승했다.
전셋값도 상승세다. 서울은 전주대비 0.21% 상승, 지난 15일 기준(0.12%) 대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지역구별로 보면 성북구(0.86%)와 관악구(0.49%), 노원구(0.32%), 영등포구(0.31%), 마포구(0.28%) 순이다. 경기도 또한 같은 기간 0.24%로 상승했고, 인천(0.05%)은 소폭 상승을 보였다. 하남(1.36%), 남양주(0.68%), 평택(0.67%), 용인 기흥구(0.57%)가 상승했다. 하락한 지역은 없다.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다. 서울의 매수우위 지수는 139.1로 지난주(133.5)보다 5.6포인트 상승했다. 강북지역은 지난주(135.3)보다 상승한 140.5를 기록했고, 강남지역은 지난주 131.8에서 137.8로 더욱 상승했다. 6·17대책에 의해 매수수요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매물을 알아보려는 문의가 증가한 것이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88.1을 기록해 지난주(89.7)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6·17 대책 발표에 서둘러 계약을 진행하려 할 뿐 아니라, 시중에 나온 매물이라도 급하게 잡으려는 움직임이 컸고, 비규제지역이나 규제대상에서 빗겨난 저가 매물들의 가격 움직임이 거셌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대책 발표 전후에 상승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상승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안정화될 여지가 많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