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아이들의 단골 장래희망으로 거론되는 직업 중 하나이다. 멋진 제복을 입고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경찰들의 정의로운 모습은 ‘나도 커서 저런 어른이 되어야지’라는 동경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최근 경찰은 각종 부정부패와 권력남용, 범죄연루 등 낯 뜨거운 기사의 메인을 장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해야 할 경찰이기에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바로 지금 이 시간에도 일선 현장에서 밤낮 없이 국민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현직 경찰들일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형사로 재직하면서 1천명이 넘는 범인을 검거해온 강력계의 전설 이대우 형사 역시 경찰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이대우 형사는 2004년 강력팀장으로 처음 발령받은 서대문 경찰서에서 7년간 특유의 열정과 근성, 추진력으로 팀을 ‘서대문 레전드’로 만든 장본인이다. 형사과, 수사과 사이버범죄팀, 수사과 지능범죄팀, 경제팀 등을 두루 거쳐 현재는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도시 경찰’, ‘사냥꾼 이대우’, ‘시티 헌터’, ‘경찰청 사람들’ 등의 방송에도 여러 차례 출연해 얼굴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최근 지난 30년간의 형사 생활과 범인 검거 노하우, 직업관 등을 담은 책 <다시 태어나도 경찰>이라는 책을 출간한 그는 “욕을 먹으면서도 할 일은 해야 하는 사람들, 바로 그것이 어쩌면 경찰의 숙명일지도 모르겠다고”고 담담히 소회를 밝혔다.
특히 각종 범죄에 연루된 일부 비리경찰들의 사례처럼 당연히 비난받아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도 경찰은 그동안 꾸준히(?) 갖가지 이유들로 국민들의 욕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공권력을 이용해 제재를 가하는 직업이기에 이유 없이 욕을 먹기도 했고 국민들이 원하는 만큼의 강한 공권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질타를 받기도 했으며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도덕성이 요구되는 만큼 다른 사람과 같은 잘못을 해도 비난의 강도는 훨씬 강했다.
또한 느닷없는 오해 때문에 욕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 2018년에 일어났던 홍대 남성 누드모델 나체 유포사건으로, 피의자를 10일 만에 빠르게 긴급체포한 것을 두고 범인이 여자이기 때문에 경찰이 신속하게 수사한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이대우 형사는 “형사생활 30년 동안 범인이 여자니까 빨리 검거해야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누구에게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사건을 대하는 형사의 마음은 단 하나이다. 피해자나 피의자가 누구든지 간에 빨리 잡아야 한다는 신념뿐”이라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경찰>에서는 ‘짭새’라는 부정적인 질타와 이미지 속에서도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명예를 걸고 묵묵히 사명을 다하고 있는 경찰들의 진심을 이야기 하고 있다.
더불어 외부인은 잘 모르는 경찰 조직의 특성,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범죄에 얽힌 이야기, 경찰을 꿈꾸는 수험생들을 위한 생존기술과 신참 생활을 반으로 줄이고 베테랑 경찰로 빠르게 적응하는 법 등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수험생들과 현직경찰들까지 모두 궁금해할만한 이야기들을 한데 담았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